양자대화 시기 확답 못받아 불만 표시한듯
북한은 2일 “우리가 아량을 보여 미국과 회담을 해보고 6자회담을 포함한 다자 회담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이제는 미국이 결단을 내릴 차례”라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조-미(북-미) 사이에 적대관계가 청산되고 신뢰가 조성되면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 실현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는 북-미 양자대화가 늦춰지고 있는 것에 대해 미국 정부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대변인은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이 지난달 말 뉴욕 등지에서 성 김 미국 ‘6자회담 특사’와 접촉한 것과 관련해, “이 접촉은 조-미 회담을 위한 예비접촉이 아니었고 따라서 접촉에서는 조-미 대화와 관련되는 실질적인 문제가 토의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비춰볼 때 북한은 북-미 대화 시기 등에 대해 아직까지 미국 쪽의 확답을 받지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현재 북-미 대화를 한다는 원칙은 정했지만,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 시기 등에 대해선 최종 결정을 계속 늦추고 있다. 북-미 대화 시작 전에 북쪽의 6자회담 복귀 등에 대한 확약을 받아, 북한과 양자대화에 나서는 위험부담을 줄이고 싶어 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북쪽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아직 우리와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우리도 그만큼 제 갈 길을 가면 될 것”이라고 강조해, 북-미 대화가 늦춰지는 시간만큼 북쪽의 핵활동도 지속·강화될 것임을 내비쳤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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