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 간 프랑스 특사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대북특사인 자크 랑 하원의원이 12일 오전 북한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자크 랑 특사는 양국 간 외교관계 수립 가능성과 북핵 문제 등을 논의하려고 지난 9일 방북했으며, 13일 북한을 떠날 예정이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로동신문’ 등 “호전광들 반드시 값비싼 대가 치를 것” 경고
국방부·합참 ‘북 추가 반발’ 피하려 작전상황 공개 등 신중
국방부·합참 ‘북 추가 반발’ 피하려 작전상황 공개 등 신중
북한 관영 매체들은 12일 최근 ‘3차 서해교전’이 한반도의 긴장격화를 노리는 남한 군부의 고의적이고 계획적인 도발행위라며 “반드시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쪽 매체들이 남쪽 군당국에 한정해 서해교전의 책임을 돌린 것은 앞으로 ‘군사적 보복’의 여지를 두되, 전반적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에선 기존의 대화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이날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라는 제목의 개인필명 논평에서 “지금 전반적인 조선반도 정세는 대화에 의한 문제해결로 지향되고 있지만, 남조선 반통일 보수세력과 군부호전광들은 이를 달가와하지 않으면서 군사적 대결과 긴장을 격화시키려고 발악하고 있다”며 이번 서해교전도 “그런 불순한 기도로부터 출발”했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우리는 대결과 긴장을 바라지 않는다”면서도 “남조선 군부는 대세의 흐름을 똑바로 보고 함부로 날뛰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도 이날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는 제목의 개인필명 논평에서 남쪽 군 당국이 △남북관계 개선에 제동을 걸고 △최근 남쪽 주민 강동림씨 월북으로 인한 여론의 질타를 돌려놓으려고 이번 서해교전을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과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 계획을 거론하며 “이러한 때에 남조선 군 당국이 서해 무장도발 사건을 일으켜 미국에 우리에 대한 적대감을 불어넣어 조-미대화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간청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남쪽 군 당국은 북쪽에 추가적인 ‘반발’ 빌미를 주지 않으려는 듯 신중한 자세다. “이번 사태로 남북관계가 악화되길 원하지 않는다”는 정부 기류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와 합참은 교전이 벌어진 10일 한 차례 브리핑을 한 것을 끝으로 교전 관련 보도자료 추가 배포나 교전 참가 장병 인터뷰 계획을 잡지 않고 있다.
군 당국은 특히 지난 10일 브리핑에서 교전 당시 북쪽 해군이 쏜 총탄 수량을 50여발이라고 공개한 것과 달리 남쪽 해군의 공격 화력 규모는 밝히지 않다가, 언론의 추측보도가 이어지자 12일 오후에야 40㎜ 함포 250여발, 20㎜ 벌컨 4700여발을 쐈다고 뒤늦게 밝혔다. 과거 1·2차 연평해전 때 작전상황을 적극 공개하고 북쪽의 피해 규모를 강조하던 것과는 대조적인 태도다.
국방부는 다음달 초 전군 주요 지휘관회의를 열어 이번 교전 상황과 교전규칙을 평가할 예정이다. 교전에 참가한 해군 장병에 대한 훈·포장 수여도 이때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손원제 권혁철 기자 won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