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인권결의안 찬성 관련…대화기조 변화 주목
북한 매체가 3개월여 만에 다시 남한 정부를 ‘괴뢰’로 지칭하기 시작했다.
북쪽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24일 ‘북남관계 악화를 노린 정치적 도발’이라는 제목의 개인필명 논평을 통해 남한 정부가 유엔 대북 인권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고 찬성표를 던진 것을 비난하며 ‘괴뢰’를 11회, ‘괴뢰당국’을 1회 사용했다. 북쪽 언론은 지난 8월 하순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에 따른 ‘특사 조의방문단’의 서울 방문 이후 남쪽 당국에 대해 ‘괴뢰’라는 표현을 자제해 왔다.
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도 23일, 유엔 대북인권결의 채택과 관련해 “괴뢰들의 반통일 대결책동을 절대로 용납치 않을 것”이라고 ‘괴뢰’ 표현을 5차례 썼다.
북쪽 매체가 남쪽 정부를 다시 ‘괴뢰’라고 비난한 것은 ‘북한인권문제’ 거론에 대한 불쾌감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를 계기로 북쪽이 최근 보여온 ‘대남 대화 자세’에 변화를 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북쪽 매체들은 아직은 이명박 대통령을 직접 거론해 거친 표현을 쓰는 것은 자제하고 있다. 8월 하순 이후 북쪽 매체가 이 대통령을 겨냥해 ‘역적패당’ 등의 험구를 쓴 것은 9월3일 <평양방송>의 ‘주택난을 통해 본 남조선 사회의 현실’이라는 보도가 유일하다. 북쪽 매체는 최근 현인택 통일부 장관을 ‘반통일분자’, ‘민족반역자’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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