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 경로 및 일정
[보즈워스 8일 방북] 쟁점 및 전망
미 “6자회담 복귀 뒤 협상”…북 입장 들어보며 탐색
북, 적대관계 종식 과정 선행 주장…‘후속대화’ 관측도
미 “6자회담 복귀 뒤 협상”…북 입장 들어보며 탐색
북, 적대관계 종식 과정 선행 주장…‘후속대화’ 관측도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박3일의 일정으로 8일 오산 미 공군기지를 통해 방북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북-미간 공식 대화가 이뤄지게 된다.
보즈워스 특별대표 일행은 7일 방북에 앞서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을 만나, 북-미 대화의 의제와 대응 방향 등을 논의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보즈워스 대표는 방북 기간에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등과 만나 본격적인 양자대화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4월5일)와 2차 핵실험(5월25일), 이에 맞서는 국제사회의 제재 등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 협상의 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상당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겉으로 드러난 양쪽의 공식 언사를 보면, 양쪽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이번 대화의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우선, 미국은 이번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을 통해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9·19공동성명 이행을 촉구하겠다는 방침을 일관되게 고수하고 있다. 본격적인 ‘협상’은 6자회담을 통해 진행하고, 이번에는 북한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리로 보폭을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북한은 미국과의 양자회담을 통해 ‘북-미 사이의 적대적 관계’를 ‘평화적 관계’로 전환하는 것에 최우선적인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5일 “과거의 경험에 비춰 볼 때 각자가 준비없이 맹목적으로 모여들어 다자회담을 열면 결말이 나지 않을 공산이 높다”며 “조선반도의 평화보장을 위해서는 조-미가 적대관계를 종식시키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도 북-미 관계 정상화나 평화협정에 대한 논의 없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에 큰 틀에선 이견이 없다. 비핵화가 동전의 앞면이라면, 외교적 보상이나 군사적 안전보장은 동전의 뒷면과 같기 때문이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11월19일 “북한이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비핵화를 추진하면 미-북 관계 정상화와 정전협정을 대체할 평화협정 체결, 경제지원 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순서와 조합’이 문제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과 남한 정부는 협상 초기부터 평화협정 논의가 지나치게 부각될 경우 북한의 비핵화라는 초점이 흐려지고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번 대화의 성과는 북한의 비핵화 조처와 이에 상응하는 외교관계 정상화 및 평화협정의 고리와 순서를 어떤 방식으로 조합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가 향후 북-미 대화와 6자회담 틀의 운용 방안에 대해 어떤 결과물을 도출할지도 관심거리다. 전문가들은 보즈워스 대표의 이번 방북에 이어 북-미가 한차례 대화를 더 한 뒤에 6자회담이 열리는 시나리오가 유력한 것으로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이후에는 북-미 대화와 6자회담이 병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