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외무성 “공통점 적잖아…계속 협력”
클린턴 국무 “예비대화 상당히 긍정적”
클린턴 국무 “예비대화 상당히 긍정적”
북한이 지난 8~10일 평양에서 진행된 첫 북-미 고위급 대화에 대해 공식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도 거의 동일한 공식 반응을 보였다. 1차 북-미 고위급 대화에 대한 이런 평가는 회담의 내용과 별개로, 양쪽이 앞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적극적인 협상을 할 의지가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1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 형식을 빌려 “서로의 견해상 차이를 좁히고 공통점도 적지 않게 찾게 됐다”며 “6자회담 재개의 필요성과 (2005년) 9·19 공동성명의 중요성과 관련해서도 일련의 공동인식이 이룩됐다”고 밝혔다. 북-미 대화의 성과에 상당한 만족감을 표시한 셈이다.
대변인은 또 “조미(북-미) 쌍방은 남아 있는 차이점들을 마저 좁히기 위해 앞으로 계속 협력하기로 했다”고 강조해, 앞으로 추가적인 고위급 대화가 이어질 것임을 내비쳤다. 대변인은 이어 “쌍방은 평화협정 체결과 관계 정상화, 경제 및 에너지 협조,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 등 광범위한 문제들을 장시간에 걸쳐 진지하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외무성 대변인의 이런 발언들은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방북을 마치고 지난 10일 서울에서 연 내외신 기자회견 때의 발언과도 비슷해, 양쪽이 공개 발언의 내용과 수위를 미리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도 오바마 행정부 들어 이뤄진 첫 북-미 고위급 대화에 긍정적 의미를 부여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10일(현지시각) 국무부에서 크로아티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방북 목적은 ‘협상’이 아니라 ‘입장을 확인하는 대화’였다”면서도 “예비대화로선 상당히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필립 크라울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미 대화 결과에 대해 “좋은 출발점”(good start)이라고 밝혔다. 크라울리 차관보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며 “북한으로부터 좀더 분명한 응답을 기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1874호의 완전한 이행을 계속할 것”이라며, 대화와 제재를 병행할 것임을 밝혔다.
이용인 기자,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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