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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중국기업, 30~50년 독점개발 계약

등록 2009-12-23 22:40수정 2009-12-24 07:59

중국 랴오닝성 단둥 압록강변의 압록강철교 ‘중조우의교’(왼쪽)와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폭격으로 끊긴 채 서 있는 압록강단교 사이로 해가 떠오르고 있다. 강 맞은편이 신의주다. 단둥에선 신구 개발과 신압록강대교 건설이 추진되면서 급속한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중국 랴오닝성 단둥 압록강변의 압록강철교 ‘중조우의교’(왼쪽)와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폭격으로 끊긴 채 서 있는 압록강단교 사이로 해가 떠오르고 있다. 강 맞은편이 신의주다. 단둥에선 신구 개발과 신압록강대교 건설이 추진되면서 급속한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활기띠는 북-중 경협]
“북 자원, 통일돼도 남는 건 껍데기”
“신의주 인근 창성군에 인광산이 있다. 40년 동안 인을 파내며 쌓아놓은 돌더미가 몇억t 규모인데 철 함량이 40%가 넘어 한번만 가공하면 바로 철강회사의 원료로 쓸 수 있다. 근처 214호 부두에서 바로 싣고 나올 수도 있다. 중국 투자자가 이런 정보들을 정확히 파악해 투자하겠다고 왔다.”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북한과 10년 넘게 사업을 해온 한 사업가는 “중국인들의 북한 자원에 대한 관심과 정보가 무서울 정도”라고 말했다. 북한이 중국의 동북개발에 급격히 편입되면서, 중국이 진공청소기처럼 북한 자원을 빨아들이고 있다.

북한 자원의 가치는 대략 6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중 국경지역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들이 북한내 광산들과 30~50년 독점 개발권 계약을 맺고 있다고 전한다. 북한의 지하자원 수출의 85~90%가 중국으로 건너가고, 중국의 대북한 투자 가운데 85%가 석탄, 철광석, 마그네슘 등 천연자원에 집중된 것으로 추산된다. 단둥에서 만난 북한 무역회사 주재원은 “중국인들은 평양 시내 호텔에 장기투숙하면서, 벤츠를 타고 ‘우리 공장, 우리 광산’하면서 마음대로 돌아다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두만강변의 소도시 투먼에선 북한 함경북도의 무산광산에 투자해 연간 10만t씩 철광석을 중국으로 들여오는 중국 국영무역회사의 한 간부를 만났다. 이 간부는 “지난해 3000만위안의 수익을 냈다”며 “대금은 주로 물물교환 형식으로 북한이 요구하는 물자를 주지만, 중국에서 들어가는 물자가 더 많기 때문에 북한이 적자를 본다”고 말했다.

북한도 중국의 자원 독점에 위기감을 느끼면서, 2009년 들어 보호조처를 내놨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석탄 수출이 4월부터 제한됐고 8월 이후 군부 소속의 ‘승리’라는 회사로 수출창구가 단일화돼 사실상 수출이 거의 끊겼다”고 단둥의 소식통은 전했다. “경제개발을 준비하고 있는 북한은 작은 화력발전소들을 지어 전력을 공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이를 위해 석탄 수출을 제한했다”는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은 아울러 천연자원을 가공해 부가가치를 높인 뒤에만 수출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옌지의 한 소식통은 “북한의 공장들은 자체 가공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중국 기업들이 들어가 광산을 개발하면서 자체 제철소와 도로까지 다 건설해 가공해서 가지고 나오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산, 김책의 주요 광산과 철광회사들에 모두 중국기업이 투자했다”며 “중국 기업들이 북한 광산에 대해 50년씩 장기 개발권을 다 확보하면, 통일이 돼도 남는 것은 헌 껍데기밖에 없다”고 한탄했다.

단둥·투먼·옌지/박민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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