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개성공단의 ‘3통’(통행·통신·통관) 문제를 빨리 해결하기 위해 남북군사실무회담을 다음달 2일 개성에서 열자고 제의해 왔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22일 “북한이 이날 오전 9시26분께 남북 장성급군사회담 북쪽 단장 명의로 남북군사실무회담을 3월2일 개성공업지구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에서 열자는 내용의 전통문을 보내왔다”며 “이를 받아들일지에 대해 관계 부처끼리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북은 군사실무회담 개최 날짜와 장소를 둘러싸고 한달 째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남북군사실무회담은 ‘1월26일 개성 경협사무소에서 열자’고 북쪽이 지난달 22일 먼저 제의했다. 남쪽이 ‘2월23일 판문점 남쪽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개최하자’고 지난 12일 역제안하자, 북쪽이 이날 애초 제안했던 회담 장소를 고수한 채 날짜를 바꿔 수정 제의해 온 것이다.
지금까지 모두 37차례 열렸던 남북군사실무회담은 대부분 판문점에서 열렸고, 개성공단에서 열린 적은 없다. 북쪽이 이번 회담 장소로 개성을 거듭 주장한 데에는 회담 의제를 개성공단 관련 현안에 국한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남쪽은 군사실무회담에서 3통문제 뿐만 아니라 북한이 지난달 27~29일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했던 포 사격 훈련에 대해서도 해명을 요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군사실무회담은 2008년 10월 대북 전단살포 문제 협의를 위해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뒤 지금까지 중단된 상태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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