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정보위서 “100억달러 외자유치는 사실무근”
국가정보원은 23일 북한의 후계문제와 관련해 “지난 1월8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삼남인 김정은의 생일을 계기로 ‘충성의 노래 모임’이 보급되고 있다”며 “김정은이 업적·경험 쌓기 단계에서 정책관여 단계로 폭을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오후 원세훈 국정원장이 출석한 가운데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이렇게 보고했다고 정보위 간사인 정진섭(한나라당)·박영선(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북한이 지난해 11월30일 전격적으로 단행한 화폐개혁과 관련해 국정원은 “현재 총체적 후유증에 직면해 있는 게 사실인 것 같다”며 “이 문제로 주민과 당국 간 갈등도 발생하는 등 문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북한의 외자유치 창구인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이 100억달러 규모의 외자를 유치했다는 보도에 대해선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답했다.
또 국정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의) 유훈을 관철하지 못했다는 자탄 등 현안 해결에 대한 초조감을 많이 피력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신경질적 증세를 보이고 있고, 오래된 친구나 가족에 대한 의존이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원세훈 원장은 이날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한 국정원의 역할에 대해 “관여 안 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되지 않느냐”며 “정부가 원칙을 갖고 하며, 누가 만나든 지침을 갖고 만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원 원장은 국정원의 윤이상 기념사업 제동설 등 국내정치 개입 논란과 관련해 “현장 직원의 개인적 판단에 의한 것으로, 담당 직원을 교체했고 향후 국정원 직원의 접촉 인사 제한 등 개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내부정보 유출자를 가려내기 위한 ‘전 직원 거짓말탐지기 조사설’에 대해 “현재 보안조사 시 일부 직원에 대해 거짓말탐지기를 사용하고 있다”며 “선진 정보기관의 경우 5년에 한 번씩 정보 담당 직원들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조사 사례 등이 있으므로 거짓말탐지기에 의한 직원 조사 문제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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