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일 북한 노동당 국제부장(왼쪽 사진 왼쪽)이 23일 오전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가 제공한 차량을 기다리고 있다.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 사진)이 이날 베이징으로 떠나려고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베이징 서울/연합뉴스
중, ‘북한과 합의 내용’ 한·미와 조율
평화협정 ‘북 양보안’ 기대 못미칠수도
평화협정 ‘북 양보안’ 기대 못미칠수도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한 한국·미국·중국의 움직임이 베이징을 무대로 본격적으로 재개되고 있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3일(현지시각) 워싱턴을 출발해 이번주 베이징, 서울 등을 차례로 방문한다. 한국 쪽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23일 베이징에 도착해 우다웨이 중국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 등과 만나 6자회담 재개 방안 등을 논의했다.
특히, 이달 초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방북,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방중, 북-미 뉴욕 채널 협의 등을 통해 북한이 6자회담 복귀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던 ‘평화협정 논의 시작 시점’을 일정 정도 양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과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최근 평화협정 논의를 비핵화(6자회담) 논의와 동시에 시작할 수 있다며 다소 변화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기반으로 우다웨이 특별대표는 한국과 미국에 북한의 진전된 태도를 설명하고, 한국과 미국도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성의 있는’ 노력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8~10일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 이후 “공은 북한으로 넘어갔다”며 2개월 넘게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미국도 김계관 부상의 방중에 이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보즈워스 대표와 성 김 미국 쪽 6자회담 특사 등은 24일 베이징에 도착해 최근 왕자루이 부장과 김계관 부상 사이의 북-중 협의 내용에 대해 중국 쪽한테서 설명을 들을 예정이다. 또 보즈워스 대표 일행은 이를 기초로 이번주 후반 한국 등에서 다시 6자회담 재개 방안 조율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북한이 내놓은 평화협정 논의 시점에 대한 ‘양보안’이 한국과 미국의 기대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중국의 중재로 절충이 이뤄질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의 또다른 외교소식통도 “중국이 북한으로부터 뭔가 새로운 양보를 얻어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디딤돌로 판단하고 내놓더라도 다른 참가국들도 그것을 디딤돌로 판단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위성락 본부장은 23일 방중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비핵화의 진전이 있은 후에 평화협정 논의를 검토할 수 있다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라며 기존 태도를 재확인했다.
한편 이달 초 왕자루이 부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면담에 배석했던 북한 김영일 노동당 국제부장도 23일 베이징을 방문했다.
베이징 워싱턴/박민희 권태호 특파원 minggu@hani.co.kr
베이징 워싱턴/박민희 권태호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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