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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초계함에 적재한 폭탄·기름 폭발에 가장 큰 무게

등록 2010-03-27 14:28수정 2010-03-27 19:55

해군 초계함 백령도 해상 침몰, 3가지 사고원인 가능성
① 북한 공격 : 군사 대비 상황으로 볼 때 가능성 낮아
② 암초 충돌 : 익숙한 해역이라 충분히 현장 지형 파악
③ 내부 폭발 : 선미쪽에 무기 적재, 폭발 가능성 제기
이명박 대통령은 27일 오전 서해 해군 초계함 천암함 침몰과 관련, 사고가 난 26일 밤에 이어 두번째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소집했으나 사고 원인을 파악할 단서가 부족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철저하고 신속하게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며 “한 명의 생존자라도 더 구조할 수 있도록 군은 총력을 기울여 구조작업을 하라”고 지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정확한 사고 원인은 해군 해난구조대가 침몰한 함정을 수색하고, 함정을 인양 이후 전반적인 상황을 종합 분석해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7일에는 침몰 해역의 날씨와 조류가 나빠 해난구조대가 현장 수색을 못해 사고 원인의 단서를 찾지 못했다.

해난구조대 요원들은 천안함 바닥의 구멍이 뚫린 부분을 조사하고 기관실 등 선체 안에 갇혀 있을 수 있는 승조원 수색에 나설 예정이다. 해난구조대 요원들은 초계함 철판의 절단면과 구멍 크기 등으로 파손 원인을 분석할 수 있도록 훈련받았다. 철판이 기뢰나 어뢰, 포탄 등으로 파손됐는지도 전문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상황을 종합하면, 사고 원인은 3가지로 추정할 수 있다. 

① 북한 공격 : 군사 대비 상황으로 볼 때 가능성 낮아  

첫째 외부 충격으로 인한 폭발이다. 천안함의 생존자들은 이날 오후 2함대에서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 침몰 원인이 암초나 선내 폭발은 아니며 외부 공격에 의한 침몰 가능성에 대해서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생존자 중 한 위관급 장교는 실종가 가족들에게 “배가 내부의 잦은 폭발로 구멍이나 침몰됐을 가능성과 암초에 걸렸을 가능성은 절대 없다”며 “내가 장담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침몰 원인은 공격을 받았을 가능성인데 이 부분은 정확하지 않고 군에서 현재 조사중이며 내가 말할 부분도 입장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외부 충격이 북한의 공격이라면 남북 관계와 6자회담 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이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정부 당국자가 사고 해역 근처에 북한군이 없었다고 밝혔고, 사고 지점이 백령도와 대청도 사이 북방한계선(NLL)에서 11~13㎞ 떨어진 남쪽 해상이다. 북한 해군 함정이 북방한계선에 접근하는 순간부터 탐지되기 때문에 남쪽의 감시망을 뚫고 백령도 인근까지 내려왔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27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에서 출석한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해군 준장)은 “북한 함정이 포착되지 않고 사고 해역에 접근할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북한이 황해도에 기지를 둔 해안포나 미사일을 쐈을 가능성도 있지만, 침몰 이후 군사 대비 상황을 보면 이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북한이 남쪽 해군 함정을 향해 미사일이나 해안포를 발사하려면 탐지레이더를 먼저 가동해야 하는데, 이 경우엔 군이 사전 포착을 한다. 북한이 해안포나 미사일을 쐈다면 한국군은 대응 매뉴얼에 따라 황해도 해안포와 미사일 기지를 에프(F)-15케이(K) 같은 전투기와 백령도에 배치한 케이(K)-9 자주포로 보복공격을 하게 된다. 사고 발생 이후 합참은 북한군의 특이 동향이 없다며 전군에 비상경계령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미뤄볼 때 이 가능성도 낮다.

북한이 어뢰나 기뢰로 공격했을 가능성이 있다. 배 바닥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볼 때 북한의 기뢰나 어뢰 공격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만약 기뢰와 충돌했다면 배 앞머리(선수)쪽에 충돌했을 텐데, 사고가 난 초계함이 배 뒷부분(함미)에 구멍이 났다. 군 소식통은 “기뢰가 함미에 충돌했다면 초계함이 후진을 했다는 이야기인데, 백령도 인근에서 경계 임무를 수행하는 초계함이 교전 같은 비상상황도 아닌데 후진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해, 기뢰 충돌 가능성도 낮다고 전했다.

북한 잠수함이나 어뢰정의 어뢰 발사 가능성도 있다. 일부에서는 북한 잠수함이나 잠수정이 들키지 않고 북방한계선을 넘어와 바다 속에 숨어 있다가 초계함을 향해 어뢰를 발사했다는 주장을 편다.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은 국회에서 “적이 어뢰를 쏘면 우리 함정은 음향탐지기로 이를 탐지하고 회피 기동을 한다”고 말했다. 만약 북한이 어뢰를 발사했다면 침몰한 초계함의 음향탐지기 운용 장병들이 바로 함장에게 보고를 했을텐데, 군 당국은 사고 이틀째인 27일 오후까지 초계함의 음향탐지기에 어뢰음이 잡혔다는 설명을 한 바 없다.

② 암초 충돌 : 익숙한 해역이라 충분히 현장 지형 파악  

 두번째 가능성은 암초와 충돌할 가능성이다. 하지만 사고가 난 곳이 초계함이 평소 경계 활동을 펼치는 익숙한 해역이다. 해군이 해도 등으로 사고 지역에 암초가 있는지는 평소에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암초 충돌 가능성도 낮아보인다. 군 소식통은 “만약 암초와 충돌했다면 배가 진행하는 앞머리 쪽이 파손되야 하므로 함미 쪽이 먼저 가라앉았을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만약 침몰한 초계함이 암초에 충돌했다면 충분히 피할 수 있는데도 근무 기강과 안전 관리 미숙으로 난 ‘인재’란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

③ 내부 폭발 : 선미쪽에 무기 적재, 폭발 가능성 제기

마지막으로 초계함 내부폭발에 의한 사고일 수 있다. 초계함에 적재한 포탄이나 기름 등이 어떤 이유로 폭발했을 가능성이다. 천안함 함미 쪽에 76㎜ 함포 포탄, 배 중간에 어뢰 6발, 함미 쪽에 폭뢰 12발이 실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함미 쪽에 있는 폭뢰는 수압에 의해 터지므로 해상에서 폭발 가능성은 없기 때문에 76㎜ 포탄 폭발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군 소식통은 “선미에 있는 포탄 등 화약과 유증기(기름이 증발해 기체처럼 떠다니는 것)가 폭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해군에서 군복무를 하고 제대한 네티즌들은 사고가 난 초계함 선미 쪽에 기름이나 포탄 등 무기를 싣는다고 주장하며 내부 폭발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3가지 사고 가능성 가운데 어느 것이라도 책임소재와 군 기강, 문책 등 군 내부가 격랑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공격이라면 북방한계선을 10㎞넘게 넘어왔기에 ‘구멍 뚫린 경계’가 문제가 될 것이고, 암초 충돌이나 내부 폭발이라면 군 기강 해이란 비판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해군 역사상 최대 규모 인명 사고가 난 만큼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 공방으로 번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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