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만 흘러내렸다 천안함이 침몰한 뒤 실종된 승조원의 한 가족(왼쪽)이 31일 오전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한주호 준위의 빈소를 찾아 그의 부인 김말순씨(오른쪽 둘째)와 아들 한상기 중위(오른쪽 셋째)에게 조의를 표하다 함께 울고 있다. 한 준위는 30일 천안함 침몰 해역에서 수중 수색작업을 벌이다 순직했다. 성남/연합뉴스
[천안함 침몰]
강풍에 사리 겹쳐 수색 일시중단…선체 진입 출입문 2곳은 확보
강풍에 사리 겹쳐 수색 일시중단…선체 진입 출입문 2곳은 확보
군 “통로 개척에만 1주일”
천안함 실종자 가족 회견
“초동대처 자료 공개하라” 천안함 침몰 엿새째인 31일 해군은 침몰한 배꼬리(함미)와 뱃머리(함수) 쪽에 진입을 위한 출입문을 1개씩 확보했으나 강풍이 불고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큰 사리가 겹쳐 실종자 탐색·구조작업을 진행하지 못했다. 구조대원들이 선체 내부로 들어가 실종자를 수색할 정도로 통로를 확보하는 데는 1주일가량이 더 걸릴 것이란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다음주부터 실종자 탐색·구조작업 및 함미와 함수 부분을 인양하는 계획을 병행할 방침이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이날 오후 국방부 기자실을 찾아 “실종자를 찾은 뒤 선체를 인양해야 하는데 두 가지 작업이 병행될 수 있으면 그럴 계획이지만 실제 인양 장비가 도착하면 상세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기식 합동참모본부 정보작전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함미 출입문을 열었다고 해서 그냥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서서히 들어갈 수 있는 통로를 개척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통로를 개척하면 본격적으로 실내에 들어가 실종자 수색 작업을 시작하려고 했지만 오늘은 날씨가 너무 나빠서 구조대가 아예 물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처장은 선체 진입 방식과 관련해 “선체를 뚫는다고 하니까 일부에서는 선체 벽을 전기용접 등으로 뚫는다고 이해하는데 (천안함 안의 무기체계가 제거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건 굉장히 위험하기 때문에, 문을 열 수 있으면 문으로 들어가는 것이지 벽을 뚫고 들어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해군 해난구조대(SSU) 소속 송무진 중령은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크기로 선체를 뚫는 데 1주일이 걸릴 것”이라며 “원래 선실로 들어갈 수 있는 가까운 통로가 있지만 그게 다 막혀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구조대원들이 선실 내부로 들어가는 시간이 늦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의 모임인 ‘천안함 실종자 가족협의회’(가족협의회)는 이날 오전 10시 평택 2함대 사령부 강당에서 첫 기자회견을 열어, 해군 및 해경의 초동대처 및 구조작업 과정에 대한 모든 자료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가족협의회는 “순직한 한주호 준위 등 현장의 군 및 민간 잠수요원들이 최선의 노력을 했지만, (군 당국의) 구조지원 노력은 사실상 전무했다”고 비판했다. 실종자인 최정환 중사의 자형 이정국씨는 “자체 조사를 해보니 사고 발생부터 초동대처 과정과 구조 과정, 그리고 침몰된 함미 탐색 과정에 이르기까지 제기된 의문만 수십 가지에 이른다”며 군 당국의 진상 공개를 촉구했다. 또 이들은 △실종자 전원의 구조를 위해 마지막 1인까지 최선을 다할 것 △가족들과의 질의응답 자리를 마련할 것 등을 정부와 군 당국에 요구했다. 이와 함께 “기적이 일어나 실종자들이 무사히 생환할 수 있도록 기원해 달라”고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한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천안함 사고에 대해 “침몰과 관련해 국민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며 “정부와 군에서 한점 의혹 없이 가감 없이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평택/홍용덕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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