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장 “내부상황 감안, 북한 연계된 증거 없다”
‘어뢰 공격설’과 전혀 다른 분석…생존자 7일 회견
‘어뢰 공격설’과 전혀 다른 분석…생존자 7일 회견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은 6일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이런 정도 규모의 프로젝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결재 없이 1개 부대의 사령관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후계구도 정리와 김 위원장의 방중 준비, 화폐개혁에 따른 혼돈 등 북한 내부 상황을 감안할 때 김 위원장의 승인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어뢰 공격에 의한 침몰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과 다른 분석이다.
원 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천안함 침몰이 북한과 연계됐거나, 김정일 위원장의 승인 없이 군부 일각에서 돌출행동을 감행한 것 아니냐”는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고 여러 정보위원들이 전했다.
원 원장은 북한군 내부의 강경파인 김격식 전 총참모장이 4군단장에 부임해 독자적인 도발을 감행했을 가능성을 두고서도 “김격식 사령관이 김 위원장의 측근이라 해도 독자적으로 그런 결정을 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또다른 정보위원이 말했다.
원 원장은 “우리가 독수리훈련을 진행중인 상황에서 북한이 이런 일을 벌였다면 북한 해군과 군 사령부 사이에 긴밀한 교신이 있었을 것 아니냐”는 송영길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구체적으로 체크한 바로는 특이동향이 없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과의 정보교류에서도 특이동향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답했다고 복수의 정보위원들이 전했다.
원 원장의 이런 발언은 국정원이 천안함 침몰 사건에 북한이 직접 연계됐다고 추론할 만한 합리적 증거가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김태영 국방장관은 지난 2일 국회 대정부 질의 답변에서 천안함 침몰 원인을 “기뢰와 어뢰 중 어뢰 가능성이 실질적”이라고 밝히는 등 북한에 의한 어뢰공격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원 원장은 “천안함의 첫번째 보고는 ‘원인 미상으로 침몰중이다’는 것이다”고 밝혔다고 정진섭 한나라당 정보위 간사가 전했다. 국정원은 또 “김일성 주석의 생일(4·15)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해외방문 일정 등을 감안할 때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다면 25~28일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참석 의원이 전했다.
군은 7일 오전 경기 성남의 국군수도병원에서 천안함 생존자들의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또 민·군 합동조사단에 실종자 가족 대표를 옵서버 자격으로 포함시키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천안함 사고 조사와 관련해, 군이 맡고 있는 민·군 합동조사단의 책임자를 민간 전문 인사가 맡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승근 고나무 기자 skshin@hani.co.kr
신승근 고나무 기자 sksh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