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과 함께 희생된 해군 장병 46명의 넋이 29일 영면했다. 이들과 한 배를 탔던 최원일 함장(맨 오른쪽) 등 생존 장병들이 이날 오후 대전 유성구 갑동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안장식에서 이창기 준위 등 희생된 동료 46명의 영정을 든 채 줄지어 서 있다. 대전/사진공동취재단
천안함 희생자 국민들 애도속 현충원 안장
대통령·유족 등 2800여명 마지막길 함께해
대통령·유족 등 2800여명 마지막길 함께해
해군 천안함 침몰 사고로 숨진 장병 46명의 영결식과 안장식이 29일 경기도 평택시 해군 2함대 사령부와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렸다.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된 이날, 관공서에는 조기가 걸렸고, 오전 10시 영결식 시작에 맞춰 온 나라에 추모 묵념 사이렌이 울렸다.
해군장으로 치러진 영결식에는 이명박 대통령, 이용훈 대법원장, 김형오 국회의장 등 3부 요인과 국무위원, 전군 주요지휘관, 유가족 등 2800여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영결식에서 장병 46명 영정 앞에 일일이 화랑무공훈장을 줬다.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의 조사, 숨진 병사들과 함께 천안함에서 근무하다 구조된 김현래 중사의 추도사가 이어졌다. 영결식의 형식이 해군참모총장이 장의위원장을 맡은 해군장이라서 국군통수권자인 이 대통령은 따로 조사를 하지 않았다.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은 조사에서 “그대 다 피지도 못하고 물 젖은 몽우리로 산화해 구릿빛 육체는 차디찬 바다에 던져졌지만 당신들의 숭고한 애국심과 희생정신은 우리들의 가슴에 생생히 살아 영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래 중사는 추도사를 읽다 “한 번도 상상해보지 않았던 충격과 혼란으로 우리는 암흑천지의 바다에 떨어졌다”며 사고 당시를 떠올린 뒤, “그대들을 천안함 속에 남겨둬서 미안하다.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울먹였다.
종교 의식에 이어 이 대통령 내외와 유가족 대표 등이 헌화 및 분향을 했다. 숨진 장병들의 넋을 기리는 조총 9발이 발사됐다. 해군 군악대가 천안함 장병들이 생전에 즐겨 불렀던 ‘바다로 가자’와 ‘천안함가’를 합창하는 가운데 천안함 생존 장병 46명이 숨진 46명의 영정을 들고 운구에 나섰다. 태극기와 해군기를 앞세운 운구 행렬을 향해, 평택항에 정박한 모든 해군 함정의 승조원들은 정복 차림으로 함정의 갑판에 줄을 맞춰 서서 최고의 예우를 표하는 대함경례를 올렸다.
2함대 사령부를 떠난 운구 행렬은 이날 낮 1시30분께 국립대전현충원에 도착했고 오후 3시부터 안장식이 진행됐다. 장병 46명은 유가족의 통곡 속에 사병 제3묘역에 특별조성된 308합동묘역에 함께 안장됐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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