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육군 소장이 북한 간첩 용의자와 접촉해 군사기밀을 넘겨준 혐의로 군 수사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국군기무사령부는 4일 “북한에 군사기밀을 넘겨준 간첩 용의자와 접촉한 현역 장성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한 야전군사령부 소속 김○○ 소장이 지난달 31일부터 기무사의 조사를 받고 있다”며 “아직까진 여러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는 내사 단계”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암호명 ‘흑금성’으로 알려진 대북 공작원 출신 간첩 용의자 박아무개씨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2005~2007년 군의 작전 교리, 야전 교범 등과 관련된 정보를 넘겨준 혐의를 받고 있다. 군 정보기관 출신인 박씨는 전역 뒤 대북 공작원으로 활동하다 1997년 이른바 ‘흑금성 사건’으로 정체가 드러나 중국에 머물던 중 북한 공작원에 포섭돼 군사기밀을 북한에 전달한 혐의로 3일 구속됐다. 군 수사 당국은 박씨가 군 복무 시절 알고 지내던 김 소장을 접촉해 군사기밀을 빼낸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가 입수한 군사 정보에는 각급 제대별 운용 및 편성계획, 작전활동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기무사는 김 소장 외에도 현역 영관급 장교 일부가 박씨와 접촉한 사실을 파악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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