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후계구도 굳히기 포석
북한은 7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2기 3차 회의에서 장성택 국방위원회 위원을 국방위 부위원장으로 선임했다. 또 김영일 총리를 경질하고 최영림(81) 노동당 평양시당 책임비서를 신임 총리에 임명하는 등 내각을 개편했다.
장성택 신임 부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이자 김 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의 후견인으로 알려져 있어, 그의 승진은 이후 김정은으로의 후계구도 전면화를 위한 발판쌓기로 풀이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해 장 신임 부위원장의 선임을 제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인사로 북쪽 국방위는 조명록 제1부위원장과 이용무·김영춘·오극렬·장성택 부위원장 체제로 개편됐다.
최영림 신임 총리는 고 김일성 주석의 책임서기를 세차례 지낸 뒤 1990년 정무원 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 98년 중앙검찰소장을 거쳐 2009년부터 평양시당 책임비서로 재직해 왔다. 북쪽은 곽범기·오수용·박명선 등 3명의 부총리도 경질하고 강능수 전 문화상, 김락희 황해남도 당 책임비서, 리태남 평안남도 당 책임비서, 전하철 당 중앙위원을 신임 부총리에 임명했다. 조병주 기계공업상과 한광복 전자공업상은 내각부총리를 겸직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내각 부총리는 유임된 노두철(국가계획위원장 겸임)·박수길(재정상 겸임)을 포함해 기존 5명에서 8명으로 늘었다. 또 북쪽은 안정수, 조영철 대의원을 각각 경공업상과 식료일용공업상에, 박명철 국방위 참사를 체육지도위원회에서 격상된 체육성 체육상에 각각 임명했다.
이번 인사는 시도 당 책임자급을 내각에 전면배치한 점, 경제 쪽 내각 부처가 대폭 개편된 점, 장성택 신임 부위원장이 평양시 현대화 사업도 총괄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춰 후계구도의 안정화와 더불어 ‘인민경제생활 향상’을 위해 내각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1월30일 단행된 화폐개혁의 혼선에 대한 책임을 묻고 민심을 수습하는 차원의 인사라는 풀이도 나온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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