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안보리 결의이행 초점”…북 태도 따라 수위 조절할듯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천안함 관련 의장성명 발표 이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던 독자적인 추가 대북제재 조처를 유보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이 ‘천안함 출구전략’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13일(현지시각) “우리는 그동안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 이행에 초점을 맞춰왔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현재 또다른 추가 조처가 필요하다고 평가할 시점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는 안보리 의장성명 발표 이전, 국외자산 동결, 금융제재 강화 등 다양한 독자제재 방안을 준비중이라는 강경 자세와는 차이가 크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지금은 북한이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으로 표출된 국제사회의 대응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켜봐야 할 시점”이라며 “미국이 추가제재 방안을 발표할 것 같진 않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이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도출과정에서 중국과의 절충을 통해 국제사회의 합의를 끌어낸 시점에 미국이 별도의 대북 추가제재를 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의 반발을 우려해 한-미 합동훈련도 한국과 미국의 외교·국방 2+2 회담 이후로 연기하는 방안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시사하고 있어 북한의 태도를 봐가면서 향후 한반도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기도 하다.
미국은 그동안 공식적으로는 대북 추가제재를 강하게 언급했으나, 북한의 핵실험 이후 이미 강도 높은 대북제재가 진행중이어서 추가제재의 실효성이 떨어지는데다, 실제로 실천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많았다. 그러나 미국은 추가 대북제재 카드를 완전히 덮지는 않고, 북한의 태도를 지켜보면서 결정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종의 강온 양면전략을 쓰기 위한 것이다. 한편 외교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의 양자 차원 대북조처는 지금도 검토중에 있고, 한-미 간에도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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