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으로 확인된 TOD 방위각. 폭발후 함체가 조류를 타고 남진함에따라 TOD 방위각도 일정한 비율로 감소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검증위 제공
민군합조단이 발표한 천안함 ‘폭발원점’이 틀린 것으로 드러났다.
언론3단체 ‘천안함 조사결과 언론보도 검증위원회’(검증위)는 20일 “천안함이 어뢰 피격을 받은 곳으로 특정되어 있는 폭발원점이 실제 장소에서 수백미터 떨어져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증위는 “민군합조단도 인정한 ‘TOD 관측 방위각 이격도 분석’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TOD 관측 방위각 이격도 분석’은 합조단이 공개한 천안함을 촬영한 유일한 TOD의 방위각을 기준으로 폭발원점과 함미침몰 해점을 대입해 좌표를 검증하는 방식이다. 검증위 발표에 따르면 폭발원점은 현재의 좌표에서 북서쪽으로 최소한 400미터 정도 옮겨져야 한다.
검증위는 “TOD 초소를 기준으로 폭발원점이 위치해 있는 방위각이, 이미 공개돼 있는 TOD 동영상의 방위각과 모순되는 점을 발견하고 정밀분석 했다”며 “그 결과 현재의 폭발원점이 함미, 함수 분리 이후의 천안함 위치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증위 분석 결과에 따르면 TOD 초소를 꼭지점으로 두고 함미침몰 해점-TOD초소-폭발원점을 연결했을 때 사이각이 2.8도에 불과하지만 TOD 동영상의 방위각 편차를 대입하면 6~8도 정도가 벌어져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폭발원점은 함미, 함수가 분리되기 이전의 해역, 즉 북서쪽으로 최소한 4백미터 정도 더 이동시켜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합조단도 지난달 29일 공개 설명회에서 검증위의 ‘TOD 관측 방위각 이격도’ 분석 방식에 대해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방위각 이격도가 7.5도임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검증위는 “합조단이 수차례에 걸쳐 해당 TOD의 방위각 오차나 기계 결함이 없음을 확인해 줬다”면서 “다만, 검증위가 TOD 초소의 위치를 잘못 대입했다고 주장했으나 무의미한 오차로 확인됐고, 합조단이 제공한 정확한 위치를 대입한 뒤에도 똑같은 결과가 도출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합조단에서 발표한 폭발원점 좌표를 함미침몰 해점-TOD초소-폭발원점으로 연결했을 때 사이각은 3도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조단이 어뢰 잔해를 수거한 장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폭발원점이 달라지면서 폭발원점 아래 있는 해저 분화구와 어뢰 잔해 수거 장소에 대한 논란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검증위는 “폭발원점이 틀렸다면 어뢰 잔해 수색과 수거의 전 과정이 과학적 설명의 토대를 잃게 된다”고 주장했다. 합조단은 어뢰 수거 당시 어뢰가 폭발할 때 그 잔해물은 폭발 부근 해저에 박히게 된다고 판단해 폭발원점 주변을 집중 수색했다. 특히 폭발원점 근처 30~40미터 부근에 있을 것이라는 매우 구체적인 분석 정보를 수색팀에 통보했고, 합조단이 지목한 장소에서 ‘결정적 증거물’인 어뢰 추진체를 수거했다.
검증위는 “2개의 어뢰 잔해가 폭발원점으로부터 수백미터나 떨어진 곳에서 수거된 기적을 (합조단) 설명해야 한다”면서 “크기와 부피가 현저히 다르고 인양될 때까지의 이동 시간도 제각각이었던 어뢰 모터, 어뢰 추진 후부, 가스터빈, 함미가 거의 같은 곳에서 발견된 것이 과연 과학적으로 가능한 일인지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증위는 또한 “합조단이 밝힌 폭발원점 아래에는 분화구도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만약 합조단이 분화구를 확인했다면 해당 자료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국회 천안함 특위 의원이 활동 과정에서 측심기 등을 동원해 수중 탐사를 진행했지만 폭발원점을 중심으로 반경 300미터 해역에서는 분화구를 발견하지 못했다. 천안함이 북한 어뢰 공격을 받아 침몰했다는 합조단 조사결과는 ‘물기둥 진술’의 의미 왜곡, 스크루 손상 은폐, 어뢰 설계도 진위 논란, 어뢰 부식 기간 논란, 흡착물질 분석 결과 번복에 이어 폭발원점까지 틀린 것으로 드러나 신뢰도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게 됐다. 이충신기자cslee@hani.co.kr
TOD 방위각을 대입한 주요 장소 관측선. TOD 초소 좌표(북위 37도 57분 11초-동경 124도 37분 35초), 함미침몰 해점(북위 37도 55분 40도-동경 124도 36분 6초), 현재 폭발 원점(북위 37도 55분 45도- 동경 124도 36분 2초), 정정 폭발원점(함미침몰 해점의 TOD 관측선 A와 7.5도 이격된 곳을 나타내고 있다. 검증위 제공
TOD에 찍힌 천안함은 사건 발생 후 조류를 따라 남동진했다. 폭발원점-함미침몰 해점 사이의 관측 방위각 이격도는 7.5도이다. 따라서 폭발원점이 노난색 관측선 사이에 존재할 수 없다. 폭발원점은 ‘2’에서 ‘3’으로 정정돼야 한다. 검증위 제공
검증위는 또한 “합조단이 밝힌 폭발원점 아래에는 분화구도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만약 합조단이 분화구를 확인했다면 해당 자료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국회 천안함 특위 의원이 활동 과정에서 측심기 등을 동원해 수중 탐사를 진행했지만 폭발원점을 중심으로 반경 300미터 해역에서는 분화구를 발견하지 못했다. 천안함이 북한 어뢰 공격을 받아 침몰했다는 합조단 조사결과는 ‘물기둥 진술’의 의미 왜곡, 스크루 손상 은폐, 어뢰 설계도 진위 논란, 어뢰 부식 기간 논란, 흡착물질 분석 결과 번복에 이어 폭발원점까지 틀린 것으로 드러나 신뢰도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게 됐다. 이충신기자cslee@hani.co.kr
쌍끌이 어선이 어뢰 추진체를 수거한 해역이라고 밝힌 현재 폭발원점과 정정된 폭발원점은 최소 400미터 이상 떨어져 있다. 검증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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