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장 상황변화 있을것 같진 않다”
미, 북 노동당대표자회까지는 판단 유보
유엔총회서 ‘6자 예비회담’ 가능성 낮아
미, 북 노동당대표자회까지는 판단 유보
유엔총회서 ‘6자 예비회담’ 가능성 낮아
필립 크라울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도 26일(현지시각) 정례브리핑에서 “다음달 열리는 유엔총회 기간에 6자회담 참가국들과 직접적인 접촉을 갖고 북한과 추가적인 대화가 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대목들은 천안함 이후, 극도로 경색됐던 남북관계가 이제 전환점을 맞는 듯한 분위기로 읽혀질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한반도 정세를 고려할 때 6자회담 조기 재개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전망이 여전히 우세하다. “당장 상황에 변화가 있을 것 같진 않다”(정부 고위 당국자), “6자회담이 열리기 쉽지 않을 것”(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라는 게 국내의 일반적 예상이고, 미국뿐 아니라, 중국·북한도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염두에 두고 움직이는 건 아니다. 우다웨이 대표와 협의한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번 6자회담 참가국 순방의 현실적 목표는 6자회담 재개보단 “천안함 침몰 이후 군사적 긴장이 격화하는 동북아 정세를 안정시키려는 데 맞춰진 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유엔총회에서의 ‘6자 예비회담’ 또는 ‘비공식 6자 외교장관 회의’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정부쪽은 현실화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고 있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유엔총회에서 6자회담 참가국들의 다각적인 양자접촉은 회의기간 동안 자연스러운 일상”이라며 “그러나 별도의 ‘6자 예비회담’ 또는 (북한을 제외한) ‘5자 예비회담’이 열리는 걸 기대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크라울리 차관보가 이날 브리핑에서 언급한 “유엔총회에서 6자회담 참가국간 직접 접촉”이라는 말을 했지만, 이는 우다웨이가 주창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예비회담’의 필요성을 사실상 부인하면서 언급한 말이다.
다만 크라울리 차관보는 우다웨이 대표의 사전협의 필요성을 완전히 일축하진 않아 6자회담의 불씨를 완전히 꺼뜨리고 싶진 않다는 미국의 바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외교안보 분야 전직 고위 인사는 “미국 정부로선 11월 중간선거 전에는 북핵 문제와 관련해 타협적 제스처를 취하는 게 국내 정치적으로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중국은 이런 사정을 고려해 연말께 6자회담 재개를 목표로 우선은 동북아 정세의 안정적 관리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은 ‘북한의 변화’를 국면전환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최소한 오는 9월 44년 만에 열리는 조선노동당 대표자회까지는 판단을 유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이제훈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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