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 방문 닷새째인 30일 옌볜(연변)조선족자치주의 두만강변 도시 투먼을 통해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주변의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석달 20여일 만에 중국을 전격 방문해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만나는 등 북-중 우호를 과시하고 돌아간 김 위원장의 4박5일 행보는 한반도를 둘러싼 복잡한 정세에 미묘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전날 예상을 깨고 북상해 헤이룽장성 하얼빈을 방문해 산업시설 등을 둘러본 김 위원장은 30일 아침 8시10분(현지시각)께 전용열차편으로 하얼빈역을 출발했다. 김 위원장 일행은 29일 창춘에서 하얼빈으로 직행해 1박2일을 보내며 하얼빈공대와 터빈공장 등을 방문했다.
김 위원장은 투먼 쪽으로 향하던 중 헤이룽장성 무단장에 들러 김일성 주석의 항일 유적지를 방문했다. 소식통들은 김 위원장이 하얼빈 출발 5시간여 만인 이날 낮 1시45분께 무단장역에 도착해 의전 차량으로 갈아타고 동북항일연군 기념탑이 있는 베이산공원을 찾아 참배한 뒤, 오후 2시30분께 다시 전용열차에 올라 투먼 방향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무단장은 조선과 중국의 공산주의자들이 항일 공동투쟁을 위해 결성한 무장투쟁세력인 동북항일연군이 1930년대 활동했던 주무대다.
김 위원장이 투먼에서 전용열차편으로 두만강을 건너 북한 남양을 통해 귀국한 것으로 보이지만, 투먼에서 자동차편으로 훈춘으로 이동해 나진·선봉 지역을 거쳐 귀국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이제훈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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