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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대결 치닫던 남북 ‘해빙’ 조짐

등록 2010-09-12 18:42수정 2010-09-12 21:40

북, 이산상봉 제안…정부 “적십자 접촉서 상봉정례화 제의할 것”
북, 쌀요청·대승호 송환 등 잇단 ‘유화 몸짓’
전면적 관계복원 ‘천안함’ 이견 조율이 변수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대치와 대결로 치닫던 남북관계가 국면 전환의 기로를 맞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인도주의적 사안을 매개로 한 북한의 잇단 적극적 대남 조처와 제안이 이런 분석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북쪽은 10일 조선적십자회 명의의 통지문을 통해 추석에 즈음해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하자고 대한적십자사(한적)에 제의했다. 앞서 북쪽은 지난 4일 대북 수해지원을 위한 쌀과 중장비, 시멘트의 제공을 남쪽에 요청했다. 7일엔 남쪽 어선 대승호를 나포 한 달여 만에 전격적으로 돌려보냈다.

사흘 간격으로 이뤄진 북쪽의 잇단 대남 조처와 제안은 핵문제와 천안함 사건에 따른 두 겹의 대북 제재를 돌파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남쪽에 보내는 유화 몸짓으로 풀이된다. 북쪽은 10일 통지문에서 “이번 상봉을 계기로 북남 사이의 인도주의 협력사업이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남쪽 역시 수해지원을 위한 긴급구호를 명분 삼아 대북 쌀 지원에 나서기로 하는 등 북쪽의 제안에 제한적이나마 호응하는 분위기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12일 기자들과 만나 “북쪽이 역제의한 대북 수해지원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적십자 간 실무접촉과 관련한 한적 명의의 대북 통지문을 주초께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이 당국자는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상봉 정례화를 제의하겠다”고 회담 전략의 한 자락을 비쳤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우다웨이 중국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는 지난달 16~18일 북한을 방문한 데 이어 한국과 일본, 미국을 잇달아 방문해 6자회담 재개 문제 등을 논의했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12일 방한에 이어 도쿄, 베이징을 차례로 방문한다. 일본 <아사히신문>이 12일 “8월 중순 개성에서 남북 고위관계자가 비밀접촉을 가졌다”고 보도하는 등 일부에선 남북 물밑접촉설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의 적극적인 대남 공세는 일단 수해와 경제난 극복을 위해 외부의 경제 협력이 절실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최근 “어떤 진전(6자회담 재개)을 위해 남북간 모종의 화해조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북쪽의 최근 대남 조처가 미국의 요구에 대한 화답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산가족 상봉 제안이 지닌 남북관계 복원의 파급력에 주목하고 있다. 이산 상봉을 위한 남북간 협의 과정에서 지난 5월 끊긴 판문점 적십자 채널이 다시 복구될 수 있다. 또 이산 상봉을 위해선 지난 2월 북쪽이 동결·폐쇄한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와 호텔 등이 다시 열려야 한다. 금강산 관광 재개 관련 논의가 활발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산 상봉을 계기로 남쪽 사회의 대북 여론이 우호적으로 돌아서기를 기대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앞으로 관건은 천안함 침몰과 관련한 양쪽의 견해차를 조율할 수 있느냐다. 정부는 원래 대규모 식량지원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납북자·국군포로 송환 등의 인도적 문제와 상호주의로 풀어간다는 태도였다. 하지만 천안함 침몰 이후 그에 대한 북쪽의 사과·재발방지 표명과 우선 연계한다는 방침으로 바뀌었다. 청와대 당국자는 “정부 차원의 대규모 식량 지원 등 전면적 관계 복원을 위해선 천안함에 대한 북쪽의 진정성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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