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칭호’ 받은 김정은
당에서도 중책 맡을듯
김정일 당 총비서 재추대
당에서도 중책 맡을듯
김정일 당 총비서 재추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셋째 아들 김정은에게 조선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새벽 보도했다. 또 북쪽은 이날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를 열어 김 위원장을 당 총비서로 재추대했다고 <조선중앙티브이>가 전했다.
김정은에 대한 인민군 대장 칭호 부여는 북쪽이 김정은으로의 후계구도를 조기에 공식화하며 ‘3대 세습’을 위한 친위체제 구축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쪽이 공식 발표를 통해 김정은의 이름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북쪽이 당 대표자회 개최 직전 김정은한테 인민군 대장을 첫 공식 칭호로 부여한 것은 ‘선군정치’ 기조를 유지하며 김정은의 군 장악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 동지께서 27일 인민군 지휘성원들의 군사칭호를 올려줄 데 대한 명령 제0051호를 하달하셨다”며 “명령에는 김경희, 김정은, 최룡해 등 6명에게 대장의 군사칭호를 올려준다고 지적되어 있다”고 전했다. 나머지 3명은 현영철 8군단장과 최부일 총참모부 부총참모부장, 김경옥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라고 <조선중앙방송>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명령문에서 “나는 당과 수령의 품속에서 자라난 인민군 지휘성원들이 앞으로도 당의 영도를 충직하게 받들고 백두에서 개척된 주체혁명 위업을 총대로 끝까지 완성해 나가는 데서 혁명의 기둥, 주력군의 영예로운 사명과 본분을 다하리라 굳게 믿는다”고 밝혔다.
김정은에 대한 대장 칭호 부여 발표에 이어 이날 오전 평양에서 열린 당 대표자회에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3년 만에 당 총비서로 다시 추대됐다. 북쪽 매체들은 당 대표자회에 김 위원장이 참석했는지, 당 총비서 재추대 이외에 다른 어떤 결정이 내려졌는지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북쪽이 당 대표자회에 앞서 김정은 후계구도를 사실상 공식화한 만큼 당 대표자회에서도 김정은을 당 조직비서나 정치국 상무위원 또는 위원, 중앙군사위원 등의 요직에 선출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당 대표자회에서 당 중앙위원을 선출한 뒤,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어 총비서를 비롯한 비서국과 정치국, 당 중앙군사위원회 성원들을 선임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발표를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김정은은 당과 군의 직책을 활용해 직접 북쪽의 대내외 정책을 지도하며 후계구도 구축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정일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 등 이날 대장 칭호를 부여받은 인물들이 후계구도 구축 과정에 후견 및 친위세력으로 기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의 대장 ‘임명’에 대해 한국 정부와 국제사회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정부 핵심 당국자는 “후계 문제는 하나의 과정으로 봐야지 ‘대장’ 칭호 부여로 끝난 게 아니다”라며 “북한의 대남 노선이나 남북관계와 후계 문제를 연결짓는 것은 비약”이라고 말했다. 장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북한의 내부 사무”라며 “당 대표자회가 성공하고 북한 인민이 노동당의 영도 아래 각 분야 국가건설 사업에서 부단히 새로운 성취를 이룩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북한 내 상황 전개를 신중히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북한 지도부 내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또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해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센고쿠 요시토 일본 관방장관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 만들기 작업이라는 시각이 있지만, 오늘 대표자회에서 어느 직책에 취임하는지를 포함해서 (사태 전개를) 계속 주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손원제 기자, 베이징 워싱턴 도쿄/박민희 권태호 정남구 특파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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