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 만에 재개되는 제18차 남북 이산가족 1차 상봉에 참가하는 남쪽 이산가족들이 29일 오후 강원도 속초 한화콘도에서 방북과 관련한 적십자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1차 상봉은 30일부터 11월1일까지 금강산에서 이뤄지며, 2차 상봉은 다음달 2일부터 5일까지 열린다. 속초/사진공동취재단
오늘 금강산서…5일까지 두차례 나눠 만나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13개월 만에 30일부터 금강산에서 열린다. 지난해 9월26일∼10월1일 이뤄진 뒤 처음으로 이뤄지는 이번 상봉행사는 북쪽 신청자가 남쪽 가족을 만나는 1차 상봉(10월30일∼11월1일)과 남쪽 신청자가 북쪽 가족을 만나는 2차 상봉(11월3일∼5일)으로 나눠 진행될 예정이다.
대한적십자사는 29일 “상봉 대상자 100명 가운데 97명의 가족이 집결지인 속초 한화콘도에서 등록을 마쳤다”고 밝혔다. 나머지 3명은 건강문제 등 개인 사정으로 상봉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쪽 오빠 진병규(77)씨를 만나려고 전남 장성군에서 올라온 진서옥(69) 할머니는 “서울에서 과자공장에 다녔던 오빠가 ‘서울 가서 돈 많이 벌어 비단구두 사올 테니 엄마 말 잘 듣고 있어’라고 말하며 나갔다”며 “오빠 만나면 ‘비단구두 사갔고 왔어’라고 묻겠다”고 말했다.
북쪽 동생 리경수(74)씨를 만날 예정인 이옥란, 이정란 할머니는 휠체어를 타고 나타났다. 리경수씨의 조카 윤기양씨는 “지난해 생사 확인까지 했는데 만나지 못해 두 분이 한달 정도 식사를 못하시는 등 상심해했다”며 “두 분이 올해 각각 암 수술과 허리 수술을 받아 멀리 다니시기 어려운 상황인데도 꼭 만나야겠다고 해 오게 됐다”고 전했다.
북쪽의 딸 우정혜(71)씨를 만나기 위해 먼 길을 나선 남쪽 최고령자 김례정(96)씨는 “어딘가 살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정말 감개무량하고 기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우정혜씨의 친동생인 우원식 전 민주당 의원도 어머니 김례정씨의 금강산 방문길에 동행한다.
이번 행사 기간 동안 금강산 호텔, 외금강 호텔 등 숙박 장소와 이산가족 면회소, 온정각 서관의 일부 식당이 운영될 예정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행사 기간 동안 식당을 운영할 인력, 기술진, 아르바이트생 등 300여명이 금강산 지구에 머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적십자병원 소속 의료진 8명(의사 4명, 간호사 4명)도 함께 금강산을 방문한다.
속초/공동취재단,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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