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에서 간 김성복(90·오른쪽)씨와 가족들이 3일 오후 금강산 면회소에서 딸 김희숙(61·왼쪽)씨를 끌어안은 채 함께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금강산/사진공동취재단
남쪽 상봉신청자 94명 중 19명이 90대
북, 국군포로·납북 26명중 1명 생사확인
북, 국군포로·납북 26명중 1명 생사확인
금강산엔 3일 다시 한번 수백송이 재회의 웃음꽃, 눈물꽃이 폈다.
2010년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 ‘2차 상봉’이 시작된 이날 남쪽 상봉신청자 94명(동반가족 43명 별도)은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북쪽 가족 203명과 울고 웃으며 감격의 포옹을 나눴다.
이번 상봉행사 최고령인 남쪽 김부랑(97) 할머니는 떨리는 손으로 북쪽 남편(사망)이 분단 뒤 재혼해 낳은 딸 권오령(65)씨의 두 손을 꼭 쥐었다. 김 할머니는 북쪽 지역 학교 교사로 발령받은 남편과 헤어진 뒤 홀로 1남2녀를 키웠다. 오령씨는 “아버지는 90세까지 장수하시다가 3년 전에 돌아가셨다”며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정부의 ‘국군포로’ 명단에 이름이 올라있는 북쪽 서필환(사망)씨의 아들 백룡(55)·승룡(45)·칠룡(42)씨 3형제도 남쪽의 숙부 서익환(72)씨를 만났다. 앞서 대한적십자사(한적)는 북쪽에 국군포로 10명, 전후 납북자 11명, 전시 납북자 5명의 생사확인을 의뢰했으나, 서필환씨를 뺀 25명에 대해선 북쪽으로부터 ‘확인 불가’ 통보를 받았다.
한적은 2000년 이래 지금까지 열린 19차례의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통해 국군포로·납북자 262명의 생사확인을 북쪽에 의뢰했다. 그러나 북쪽은 이 가운데 193명(73.7%)에 대해 ‘생사확인 불가’라고 통보했다.
이는 전체 이산가족에 대한 생사확인 불가 비율이 평균 30%인 데 견줘 지나치게 높아, 북쪽이 국군포로나 납북자 생사확인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북쪽의 생사확인을 거쳐 실제 남쪽 가족과 상봉한 (국군포로·납북자 등) ‘특수 이산가족’은 모두 68명(국군포로 27명, 전후 납북자 39명, 전시 납북자 2명)이다. 북쪽은 이와 별도로 남쪽의 국군포로 명단에 들어있지 않은 ‘국군출신’ 5명을 상봉 행사에 참석시킨 바 있다. 전체 이산가족의 0.8%에도 못미치는 특수 이산가족 문제를 너무 부각시킬 경우 북쪽 반발로 상봉행사 자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 만큼 별도 협의를 통한 해결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쪽 상봉 신청자 94명 가운데 90대가 19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점도 이번 상봉행사의 특징이다. 한적 관계자는 “90세가 넘는 분들이 전체 이산가족의 20%가 넘은 건 처음”이라며 “이산가족들의 급속한 고령화는 남북이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민족적 문제”라고 말했다.
남북 이산가족은 이날 첫 만남에 이어 4일 개별상봉과 공동 점심, 단체상봉, 5일 작별상봉을 한다. 금강산/공동취재단,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참가한 북쪽 최고령 안순화(96·왼쪽)씨가 3일 오후 금강산 면회소에서 남쪽에서 간 남편 임봉국(87)씨를 만나 옷매무새를 고쳐주고 있다. 금강산/사진공동취재단
북쪽의 생사확인을 거쳐 실제 남쪽 가족과 상봉한 (국군포로·납북자 등) ‘특수 이산가족’은 모두 68명(국군포로 27명, 전후 납북자 39명, 전시 납북자 2명)이다. 북쪽은 이와 별도로 남쪽의 국군포로 명단에 들어있지 않은 ‘국군출신’ 5명을 상봉 행사에 참석시킨 바 있다. 전체 이산가족의 0.8%에도 못미치는 특수 이산가족 문제를 너무 부각시킬 경우 북쪽 반발로 상봉행사 자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 만큼 별도 협의를 통한 해결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쪽 상봉 신청자 94명 가운데 90대가 19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점도 이번 상봉행사의 특징이다. 한적 관계자는 “90세가 넘는 분들이 전체 이산가족의 20%가 넘은 건 처음”이라며 “이산가족들의 급속한 고령화는 남북이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민족적 문제”라고 말했다.
남북 이산가족은 이날 첫 만남에 이어 4일 개별상봉과 공동 점심, 단체상봉, 5일 작별상봉을 한다. 금강산/공동취재단,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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