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남북의 위기지수가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28일 오후 3시5분께 서부전선 최전방인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육군 1사단 포병부대에서 훈련 중 잘못 발사된 155㎜ 견인포 포탄 1발이 군사분계선 수백 미터 이남의 비무장지대에 떨어졌다.
이 부대 장병이 연평도 포격 사건과 서해 한-미 연합훈련을 맞아 강화된 대북 대비태세 점검을 하다 의도하지 않게 포탄이 발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발사된 포탄은 14㎞가량을 날아가 판문점 인근 군사분계선과 남방한계선 사이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남쪽 대성동 마을 근처 야산에 떨어졌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포탄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쪽에 떨어졌을 경우 자칫 남북간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군 관계자는 “사고 당시 포병부대는 지난 23일 연평도처럼 갑자기 북한의 포격을 받았을 때 즉각 대응사격이 가능한지를 점검하던 중이었다”며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포탄 장전, 장약 삽입, 격발을 하는 절차를 훈련하면서 마지막에 격발을 하지 않고 ‘발사’ 구호를 외쳐야 하는데, 한 병사가 실제 상황으로 착각해 격발하면서 포탄이 발사됐다”고 말했다.
오발 사고 뒤 1사단은 최전선의 경계초소(GP)와 일반전초(GOP)에 전 병력 출동 대기 명령을 내리고 북한의 대응을 예의주시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날 오후 4시40분께 남북장성급회담 남쪽 수석대표(류제승 국방부 정책기획관) 명의로 ‘훈련 중에 발생한 오발 사고’임을 서해지구(경의선) 군 통신선으로 북쪽에 통보했다”며 “오발 사고에 대한 북쪽의 반응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