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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북한 흔들기냐, 붕괴 징후 커졌나

등록 2010-12-10 19:40수정 2010-12-10 19:47

이명박 대통령의 통일 및 북한 변화 관련 발언
이명박 대통령의 통일 및 북한 변화 관련 발언
[뉴스 분석] 이대통령 ‘북 주민 변화’ 계속 강조
‘북한 붕괴’를 염두에 둔 듯한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이 대통령 발언의 특징은 ‘북한 주민의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래로부터의 북한 붕괴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깔린 언급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9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현지 동포 대표들과 만나 “북한 주민들이 이제는 세계가 어떻게 변하는지 알고 있다”, “북한 주민들이 이제 대한민국이 잘산다는 것을 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곤 “통일이 가까이 오고 있다”, “더 큰 경제력을 갖고 통일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열린 사회통합위원회에서도 “주시해야 할 것은 지도자들의 변화보다 북한 주민들의 변화”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텃밭을 가꿀 수 있고, 반대하든 찬성하든 골목에 시장도 열리고 있으며 많은 탈북자도 오고 있다”고 주민들의 변화상을 열거하고는 “역사상 국민의 변화를 거스를 수 있는 어떠한 권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 주민의 변화에 대한 강조는 북한 지도부에 대한 불신과 동전의 양면 관계를 이룬다. 이 대통령은 11월29일 발표한 ‘연평도 포격’ 관련 담화에서 “이제 북한 스스로 군사적 모험주의와 핵을 포기하는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북한 정권의 자체 변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는 것이다.

북한 정권과 체제에 대한 이 대통령의 불신과 질책은 뿌리가 깊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2월 한나라당 청년위원회 관계자들과의 만찬에서 “하루 세끼 밥 먹는 것을 걱정하는 사회주의라면 안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가 “우리의 존엄과 체제를 심히 중상모독하는 악담”(조국평화통일위원회 담화)이라는 북한의 비난을 샀다. 이 대통령은 이후 북한 정권과 체제 자체를 공개적으로 문제삼는 언급은 자제했다. 그러나 최근 격앙된 대북 규탄 분위기 속에 여과없이 속내를 표출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정권에 대한 불신은 ‘아래로부터의 변화’와 더불어 ‘외부로부터의 변화’에 대한 기대로도 표현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10일 보도된 말레이시아 일간 <스타>와의 서면인터뷰에서 “북한이 경제적 어려움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중국이 했던 것처럼 개방해서 경제성장을 이뤄야 하며, 북한이 이런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중국이 적극 독려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개방하도록 중국이 압박해줄 것을 촉구한 셈이다.

청와대 참모들은 이 대통령의 최근 언급이 꼭 북한 붕괴를 상정하고 이를 촉진시키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다. 한 핵심 참모는 “시간이 가면 북한이 바뀔 것이라는 얘기지, 우리가 북한을 어떻게 바꾼다 하는 것은 될 일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남쪽 최고 지도자인 대통령이 직접 북쪽의 현 집권세력을 자극할 언급을 쏟아내는 것을 두곤 사실상 정상회담 등 협상 가능성을 원천차단함으로써 남북 대치를 더욱 날카롭게 할 뿐이라는 지적이 많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 내부의 일부 변화 징후를 침소봉대해 붕괴에 대한 기대를 부풀리는 것은 위험하다”며 “대통령은 지금 당장만이 아닌 중장기적 남북관계까지 내다보며 냉철하게 발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원제 기자, 쿠알라룸푸르/황준범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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