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의 방사포 부대. 사진 국방부 제공
해안포 부대 경계강화 그쳐
해병대 연평부대가 20일 오후 사격훈련을 실시했을 때, 연평도 맞은편의 북한군 해안포가 포문을 열고 대기하는 등 지난달 23일 포격 때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 소식통은 이날 “북한군이 서해안 4군단 해안포 부대의 경계태세를 강화했고 지난 18일부터 해안포 포문을 열고 방사포 일부를 전진 배치하는 등 11월23일 연평도 포격 도발 때처럼 사격대응태세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북한군은 지난달 연평도 포격 도발에 앞서 개머리 해안포 진지 일대에 사정거리 20㎞의 122㎜ 방사포 4개 포대를 전진 배치했으며, 해안포 포문 14곳을 열었다. 북한은 연평도 맞은편 섬인 무도·순위도·창린도·기린도와 황해도 개머리 등에 해안포와 방사포 진지를 구축해 놓고 있다.
또 이번에도 북한군은 지난달 연평도 포격 때처럼 북한 등산곶의 실크웜 지대함 미사일(사정거리 95㎞)을 전개하고 서해 함대 소속 군함들을 전투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미사일과 군함들은 유사시 한국 해군 구축함 등을 공격하는 임무를 맡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은 이번 포 사격훈련을 뒷받침하려고 이지스구축함인 세종대왕함(7600t급) 외에도 2척의 한국형 구축함(4500t급)을 서해에 전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구축함들은 유사시에 탑재한 미사일로 북한 해안포·미사일 기지를 공격하고 북한 전투기를 요격한다.
북한은 이와 함께 우리 군의 사격훈련을 앞두고 서해 공군기지 격납고에 있던 미그 23 전투기 가운데 일부를 지하 격납고에서 꺼내 지상에 대기시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그 23은 유사시 북한 해안포 기지 폭격에 나설 한국 공군 F-15K를 요격하는 임무를 맡는다.
이와 함께 최근 북한군은 방사포와 유사한 ‘가짜 방사포’를 일부 지역에 전진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무에 색칠을 한 가짜 포는 인공위성이나 정찰기로 관측할 때는 진짜 포처럼 보인다. 가짜 포는 120㎜와 240㎜ 방사포와 유사한 모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가짜 포를 전진 배치한 것은 실제 포 사격은 다른 곳에서 해서 유사시 우리 군의 대응 타격 목표를 교란하려는 시도라고 군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사격훈련을 전후해 가능한 감시정찰 수단을 동원해 대북 감시 태세를 강화했고, 육해공군 합동전력이 대비 태세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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