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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포격훈련 재개 강행 왜?

등록 2010-12-20 20:02수정 2010-12-21 08:53

포기땐 서해5도 훈련 어려워
‘북한 전면전 못할것’ 판단도
“곧 날씨만 좋아지면 무슨 일이 있어도 한다.” 짙은 바다안개(해무)로 20일 오후 2시까지 연평도 사격 훈련이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훈련이 연기되는 게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군 당국자가 짧고 단호하게 답한 말이다.

연평도 사격 훈련을 이날 강행한 군 당국의 태도는 지난 16일 사격훈련 재개를 발표한 이후 줄곧 간단하고 분명했다. 날씨 외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 중국·러시아 반대, 북한 위협 등의 변수는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군 당국은 이번 사격훈련이 1974년 이후 정기적으로 실시하던 훈련으로, 포탄이 북방한계선(NLL) 10㎞ 이상 남쪽으로 떨어지도록 사격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연평도의 같은 곳에서 10차례 사격 훈련을 했고, 올해 들어서는 8월에 두 차례, 9월에 한 차례 사격훈련을 했다”며 “연평도에 주둔한 해병대가 연간 훈련계획에 따라 우리 영해인 연평도 남서쪽 바다로 사격 훈련을 하는 것은 주권 국가의 권리”라고 말했다. 북한을 자극하려는 게 아니고 통상적인 훈련이므로 새삼스러울 게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주권 차원의 훈련이라고 하더라도, 중국과 러시아가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섬에 따라 훈련 실시가 도리어 긴장 악화 요인이 됐다. 또 이날 연평도 주변의 날씨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이러한 안팎의 부담스런 여건에도 불구하고 군이 이날 오후 훈련을 강행한 것은 지금 하지 않으면 앞으로 서해 5도에서 사격 훈련을 실시하기 힘들어진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번 기회에 훈련을 하지 못할 경우 북한의 위협에 굴복한 셈이 된다고 군은 보고 있다. 그렇게 되면 북방한계선과 연평도 등 서해 5도를 분쟁지역화하려는 북한의 전술에 말려드는 것이라는 게 군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천안함 침몰과 11월23일 연평도 사태로 군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 차가운 상황에서 ‘여기서 밀리면 끝’이란 위기의식도 깔려 있다.

여기에 군 당국은 사격 훈련을 하더라도 ‘북한이 전면전을 벌일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전면전 불사 등의 호전적 발언을 하는 것은 오히려 전면전에 대한 두려움을 감추려는 것이라고 군은 보고 있다. 군 당국은 이런 판단의 근거로 남북 전면전이 벌어지면 남쪽도 큰 피해를 보겠지만, 결국 북한 정권 궤멸로 이어질 것이란 점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제시한다.

군 당국자는 “이번 사격 훈련은 북방한계선 이남에서 서해 5도 방어를 위해 오래전부터 주기적으로 해온 통상적인 훈련이므로 앞으로도 같은 훈련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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