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6자 재개뜻’ 외신반응
“미·중·러 대화촉구가 남 변화시켜” 분석
미 “이대통령, 대화-군사대응 동시 강조”
중 “남한 긴장완화 구체 계획 지켜봐야”
“미·중·러 대화촉구가 남 변화시켜” 분석
미 “이대통령, 대화-군사대응 동시 강조”
중 “남한 긴장완화 구체 계획 지켜봐야”
이명박 대통령이 6자회담 재개 의사를 밝힌 데 대해 외신들은 대체로 한국이 한반도 긴장완화를 향해 움직이고 있으며, 이런 변화는 미국과 중국의 노력이 큰 구실을 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이명박 정부가 이를 향한 구체적인 계획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한반도 상황이 최근 전쟁위기 국면에서 대화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중국의 막후 노력이 큰 구실을 했다”고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구체적으로는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 부장관이 2주 전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을 압박했고, 남북한 충돌을 우려한 중국이 힘을 썼다는 것이다. 중국은 ‘한국이 군사훈련과 강경발언으로 북한을 도발하려는 것 같으며, 북한이 이에 대응하면 한국과 미국이 파놓은 함정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논리로 북한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도 이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한국이 (한반도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려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미 행정부 관리들도 “남북한이 대화로 현 긴장상태를 해결하기 원한다”고 말했다고 전해 이 대통령의 발언에 미국의 요구가 개입됐음을 암시했다.
그러나 미국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군사훈련 및 북한 붕괴 전략과 동시에 나와, (제안이) 남북한 유대를 강화하는 쪽으로 이어지긴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엔엔>(CNN)도 “이 대통령이 대화와 더욱 강한 대북 군사대응을 동시에 강조했다”고 말해 이 대통령의 진의와 향후 일정에 대한 의구심을 보였다.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언론들도 한국이 강경책에서 한발 완화된 입장을 보였다고 평가하면서도, 통일부가 대북 강경책과 ‘통일 준비’를 강조하고, 한국 국방백서에 북한이 적으로 명시됐다는 내용 등을 비중있게 보도해 이명박 정부의 대화 의지를 온전히 믿기 힘들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인민일보> 산하 <환구시보>는 30일 “이 대통령의 6자회담을 통한 비핵화 실현 발언은 한국이 연평도 포격 이후 이어진 강경자세를 처음으로 완화하는 모습”이라며 “한국의 강경조처에 대한 미 정부의 우려, 중국·러시아의 대화 촉구 등이 변화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하지만 한반도 정세가 복잡하고 이 대통령도 말로만 밝혔을 뿐 한국 정부가 이에 맞는 구체적인 조처를 취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워싱턴 베이징/권태호 박민희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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