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관계 전문가 28명에 묻다] 오바마 대북정책 평가
우라늄농축시설 공개 등 영향
‘전략적 개입’ 전환 의견 우세
우라늄농축시설 공개 등 영향
‘전략적 개입’ 전환 의견 우세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올해 한반도 정세 전망에 대해 확신에 찬 응답을 주저한 반면에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지난 2년간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압도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조사에 응한 한반도 및 국제문제 전문가 28명 가운데 대화·협상보다는 압박·제재에 강조점을 둔, 이른바 ‘전략적 인내’로 상징되는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해 ‘실패’라고 평가한 응답자가 18명이었다. ‘합리적 정책’이라거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응답한 전문가는 3명에 그쳤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부시의 실패한 외교로 복귀했다는 점에서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혹평했다. 정 대표는 그 이유로 “2년간 허송세월하며 북한의 핵능력만 키워준 꼴이 됐고, 이명박 정부에는 강력한 한-미 동맹에 기초한 북한 급변사태론의 환상을 심어주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를 위반한 북한에게 두번 다시 속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토대로 매우 현실적이고 조심스러운 접근을 하고 있다”며 “합리적인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서해 항모 파견을 통해 중국에 대한 공세를 마무리하고 한국, 베트남, 몽골, 일본을 완전히 중국과 대립하도록 만드는 데 상당한 전략적 성과를 거두었다”며 ‘성공의 열매’가 오롯이 미국에 돌아갔음을 지적했다.
북한의 우라늄농축시설 공개와 연평도 포격 등을 계기로 미 행정부가 ‘전략적 인내’를 ‘전략적 개입’으로 전환하고, 대외정책에서 차지하는 대북정책의 우선순위를 높일 가능성을 묻자 ‘가능성 있다’는 응답(14명)이 ‘변화없을 것’(9명)이라는 대답보다 약간 더 많았다.
권혁범 대전대 교수는 “미국은 동시에 3종(아프가니스탄·이라크·한반도) 전쟁을 치러야 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며 “정책기조 전환 가능성은 언제든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수훈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은 “오바마 대통령도 재선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2011년에 북한문제를 만져서 ‘정치적 이득’이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상황 관리’에 치중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용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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