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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현장에서] ‘아덴만 과잉홍보’ 책임은 부하탓?

등록 2011-01-28 19:35수정 2011-01-28 22:52

“3박4일 만에 잔치는 끝났다.”

군 당국자가 전한 최근 군 내부 분위기는 요즘 날씨만큼이나 차갑다. 청해부대 인질 구출작전 성공을 기뻐하는 잔치는 나흘 만에 끝났고 엄혹한 보안 조사와 매서운 책임 추궁만 남았기 때문이다.

구출작전 성공에 고무된 군 당국은 적극적인 홍보를 폈다. 장군들이 언론 인터뷰에 적극 나서는가 하면, 시간대별 작전상황, 구출작전에 참가한 청해부대 장병 수기 등 다양한 보도자료를 제공했다.

하지만 국회 국방위 등 정치권에서 군사보안을 경시한 과잉홍보란 지적이 나오자, 군은 25일 이후 청해부대의 ‘무공’과 관련한 보도자료 제공을 중단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국방부 감사관실과 국군기무사령부가 나서, 작전 성공 이후 각종 보도자료를 만들어 배포했던 군 공보장교 등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보안조사를 벌이고 있다.

삼호주얼리호를 완전히 장악한 특수전요원들이 소말리아 해적을 무릎 꿇린 채 감시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삼호주얼리호를 완전히 장악한 특수전요원들이 소말리아 해적을 무릎 꿇린 채 감시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그러나 실무자에 대한 이런 식의 보안조사는 과잉홍보의 몸통 감추기란 인상을 준다. 아덴만 여명 작전 과잉 홍보를 기획한 쪽은 청와대와 군 수뇌부이기 때문이다. 작전 성공 직후 몇몇 군 고위당국자는 “딱딱한 보고서 형식이 아니라 이야기를 풀어가는 스토리텔링식으로 보도자료를 내라”고 지시하는 등 자세한 홍보 지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청와대는 해군 구축함 최영함이 오만항에 입항하기 전에 청해부대 장병을 함상에서 인터뷰할 것을 지시했으나, 기자들을 공해상에 있는 최영함까지 수송할 수단이 없어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공보장교들의 잘못을 굳이 찾자면 ‘작전 성공을 적극 홍보하라’는 상부의 지시를 충실히 따른 점이다. 군인이 ‘지시 불이행’이 아닌 ‘지시 철저 이행’으로 추궁받는 황당한 상황이 된 셈이다.

평소 군 지휘관들은 “명예는 상관에게, 공은 부하에게, 책임은 나에게”란 지휘 철학을 내세운다. 하지만 이번 인질 구출작전 뒤 1주일 동안 군 고위 당국자들의 처신은 “명예는 청와대에, 공은 나에게, 책임은 부하에게”란 인상을 준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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