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는 9일(현지시각) 남북한 군사실무회담 결렬에 대해 “북한이 진정성을 보여줄 기회를 상실한 것”이라며 북한을 비판했다.
필립 크라울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남북 군사실무회담 결렬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번 회담은 북한의 도발에서 비롯된 남북한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고, 북한 입장에서는 (긴장완화 등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북한은 천안함 사건은 물론 연평도 포격사건 등 최근 행동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그 뒤에 한반도에서 긴장완화를 위한 긍정적 조처를 취하겠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의 대북 기조를 그대로 대변한 것으로 보인다. 크라울리 차관보는 그러나 “북한 대표단의 퇴장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현재 파악중”이라며 “실무회담 결렬의 1차적 판단은 한국이 해야 하는 것”이라며 최종적인 판단을 유보했다.
한편, 그는 대북 인도적 식량지원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의 식량사정을 계속 파악하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을 재개할 계획은 없다”고 이전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만일 식량지원이 재개된다면, 식량지원 프로그램의 효율적 관리, 식량 배분 감시 등이 필요하다”며 “(식량이)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지원된 식량이 돌아가지 않도록 식량 분배를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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