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화 파괴 책동”…이틀째 격한 반응
연합사 “현 세계정세와 무관” 이례적 해명
‘도발’ 우려속 개성공단 등 특이동향 없어
연합사 “현 세계정세와 무관” 이례적 해명
‘도발’ 우려속 개성공단 등 특이동향 없어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키 리졸브와 독수리연습이 28일 시작한 가운데 북한이 “핵전쟁의 위험이 커가고 있다”며 이틀째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미연합사령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키 리졸브 연습은 대한민국을 방어하고 모든 잠재적인 위기상황에 대응하는 전투준비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며 “여러 달 전에 계획된 것으로 현 세계정세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3월10일까지 진행될 키 리졸브 연습에는 외국에서 증원되는 500여명을 포함한 미군 2300명, 한국군 사단급 이상 일부 부대가 참가해 모의 지휘소연습(CAX) 위주의 ‘워게임’ 방식으로 진행된다. 독수리연습은 4월30일까지 계속하는 군단급 기동훈련인데, 해외 미군 1만500여명과 동원예비군을 포함한 한국군 20여만명이 참가한다. 미국 항공모함은 독수리연습에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날 <중앙방송> 등 관영매체를 통해 전날에 이어 ‘서울 불바다’를 언급한 인민군 판문점대표부 성명을 되풀이해 내보내며 “조선(한)반도에서 핵전쟁의 위험이 더욱 커가고 있다”고 ‘위협’의 수위를 높였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이날 논설에서 “북침 핵 선제타격을 노린 키 리졸브 및 독수리 합동군사연습의 총포성을 터트리는 것은 고의적인 대화파괴 책동”이라며 “남조선 당국자들이 미국과 함께 긴장 격화와 북침전쟁 도발의 길로 나간다면 그로부터 초래되는 모든 후과(결과)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북쪽은 ‘임진각 등에 대한 직접조준격파사격’을 공언한 남북장성급군사회담 북쪽 단장 명의의 대북 심리전 관련 통지문 내용은 27일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했을 뿐, 이후 대내용 매체에선 보도하지 않고 있다. 북아프리카·아랍권 민주화 시위 등이 담긴 대북 전단의 민감한 내용을 언급할 경우, 북한 주민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키 리졸브 연습에 대한 북한의 ‘위협적 언사’를 두고,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방어적 훈련을 침략과 도발로 규정하고 비난하는 것은 남북관계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천 대변인은 “남북 육로통행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개성공단 등 우리 국민이 체류 중인 북한 지역에 특이 동향은 없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키 리졸브 연습 전후에 북한의 공격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군사분계선(MDL) 근처 부대의 대북 감시태세를 강화했다. 군 당국은 훈련 기간 중 북한이 지난해 11월 연평도 포격 같은 직접적 도발뿐만 아니라 자국 영해에서 단거리 미사일 발사, 평북 철산군 동창리 기지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 등 긴장고조 행위를 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북한군은 북방한계선 이북 서해안 포병부대와 해군 부대에 특별경계근무태세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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