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물질 매립’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 일대 옛 미군부대 ‘캠프 머서’ 부지에 있는 군부대를 조사하러 나온 김상희 민주당 의원 등이 25일 오전 군 관계자의 안내를 받으며 부지 곳곳을 둘러보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2사단 모든 부대에 명령”
퇴역 주한미군들 증언
“고엽제 여러곳에 살포”
다른 기지들도 피해 시사
퇴역 주한미군들 증언
“고엽제 여러곳에 살포”
다른 기지들도 피해 시사
주한미군이 경북 칠곡 캠프 캐럴에 고엽제를 묻었을 1978년 당시, 비슷한 시기에 미육군 2사단에 다이옥신 제초제를 모두 없애라는 명령이 일제히 내려졌다는 증언이 나왔던 사실이 24일 확인됐다.
적어도 1970년대 말까지 캠프 캐럴뿐 아니라 수도권 다른 부대들에도 고엽제가 보관되거나 사용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 1960~70년대에 주한미군 기지 여러 곳에서 독성물질인 고엽제와 제초제를 대량살포했다는 퇴역 미군들의 증언이 잇따랐던 사실도 드러났다.
퇴역 주한미군 인터넷 사이트인 ‘한국전 프로젝트’(www.koreanwar.org)에 따르면, 지난 1977년부터 1978년까지 미육군 2사단 사령부에서 복무한 래리 앤더슨은 “그 무렵 2사단 전체 창고에 저장돼 남아있는 모든 다이옥신을 없애라는 명령이 전 부대에 내려졌다”라고 주장했다.
미 2사단은 주한미군의 핵심 전력으로, 파주, 의정부, 동두천 등 경기 북부 지역에 분산돼 주둔하던 부대다.
파주, 의정부 등에 있던 미군 기지들 일부가 폐쇄돼 한국 쪽에 반환돼 현재는 캠프 레드클라우드와 캠프 스탠리 등 의정부와 동두천에 위치한 4~5개 기지로 통합 배치된 상태다.
앤더슨은 지난 2007년 12월 말부터 개설된 이 웹사이트 내 주한미군 고엽제 피해 현황 파악을 위한 게시판에 지난 2009년 8월 이런 주장을 담은 글을 올렸다. 1978년은 국제사회에 베트남전 고엽제 피해가 알려지면서 소송이 제기되고 논란이 일기 시작했던 때다.
1968년에도 의정부 미군기지 ‘캠프 스탠리’에 복무했다는 앤더슨은 “1968년 봄부터 여름까지 캠프내 화장실, 막사, 식당 등 모든 건물 주변, 그리고 비무장지대(DMZ) 등 여러 곳에 고엽제를 뿌렸다”며 “미국 정부가 한국의 여러 지역에 고엽제를 살포했음에도 이를 계속 부인하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앤더슨은 본인이 피부, 심장 등에 고엽제 후유증을 겪고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두 아들이 각각 척추 이상과 간질 등의 증상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1960년대 베트남과 비무장지대에서 사용한 것만 시인한 바 있다. 1967~70년 당시 비무장지대 인근 주한미군 기술대대 대위로 근무했다는 필 스튜어드도 이 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당시 비무장지대 뿐 아니라, 부대 담장과 막사 주변, 자유의 다리 근처에도 ‘에이전트 오렌지’를 뿌렸다”고 지난 2008년 올린 글에서 밝혔다. 또다른 퇴역 미군 래리 킬고어도 “1960~70년대에 걸쳐 비무장지대 뿐 아니라 한국의 다른 지역에도 광범위하게 고엽제가 사용됐다”고 말했고, 1973년 동두천의 캠프 케이시에 근무했다는 미키 퍼크스도 “남쪽 미사일 기지 주변 지역의 나무나 풀이 자라는 것을 막기 위해 많은 제초제를 뿌렸다”며 “그때 그것이 고엽제라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경북 칠곡 캠프 캐럴과 부천 캠프 머서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이런 주장들이 뒤늦게 드러남에 따라 다른 기지들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하다는 요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이순혁 기자 ho@hani.co.kr
앤더슨은 본인이 피부, 심장 등에 고엽제 후유증을 겪고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두 아들이 각각 척추 이상과 간질 등의 증상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1960년대 베트남과 비무장지대에서 사용한 것만 시인한 바 있다. 1967~70년 당시 비무장지대 인근 주한미군 기술대대 대위로 근무했다는 필 스튜어드도 이 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당시 비무장지대 뿐 아니라, 부대 담장과 막사 주변, 자유의 다리 근처에도 ‘에이전트 오렌지’를 뿌렸다”고 지난 2008년 올린 글에서 밝혔다. 또다른 퇴역 미군 래리 킬고어도 “1960~70년대에 걸쳐 비무장지대 뿐 아니라 한국의 다른 지역에도 광범위하게 고엽제가 사용됐다”고 말했고, 1973년 동두천의 캠프 케이시에 근무했다는 미키 퍼크스도 “남쪽 미사일 기지 주변 지역의 나무나 풀이 자라는 것을 막기 위해 많은 제초제를 뿌렸다”며 “그때 그것이 고엽제라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경북 칠곡 캠프 캐럴과 부천 캠프 머서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이런 주장들이 뒤늦게 드러남에 따라 다른 기지들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하다는 요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이순혁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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