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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북 대외정책 결정축 ‘군 강경파’로 옮겨졌나

등록 2011-06-02 21:24수정 2011-06-02 22:44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2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석현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2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석현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국방위 전면등장 의미는
북 최고기구가 단절선언
김정일 확고한 의지 전달
북-중관계 재확인하며
‘남북파국’ 감수했을수도
북한이 1일 남북 비밀접촉을 폭로함으로써 이명박 정부와는 더는 남북대화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남북 비밀접촉과 이명박 대통령의 베를린 제안이 이뤄진 날로부터 23일 만이며, 북-중 정상회담을 한 날로부터는 불과 일주일 만이다.

주목되는 대목은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가 남북관계 종결자로 전면에 나섰다는 점이다. 국방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이명박 정권과는 더 상종하지 않겠다’고 남북관계 파탄을 선언했고, 1일 남북 비밀접촉을 공개해 쐐기를 박았다.

국방위의 전면 등장은 남북관계 단절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의지가 실린 확고한 전략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남성욱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은 2일 “김 위원장은 결국 지금은 남쪽과 대화하기보다는 북-미 대화로 바로 가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하고, 국방위라는 최고기관의 상징적 권위를 활용해 이번 결정이 자신의 확고부동한 뜻이라는 점을 보여주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위가 나선 것이 단순한 상징적 차원을 넘어 남북관계를 비롯한 북한 대외정책 결정의 축이 국방위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분석도 있다. 고위 정보 소식통은 “북한 국방위에는 미국의 국가안보회의(NSC)같이 김 위원장에게 직보하는 핵심 실세 조직이 구성돼 있다는 사실이 포착됐다”며 “강석주, 김계관 같은 외무성 인물들도 얼굴일 뿐이고, 실제 대외정책의 틀은 이곳에서 결정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어느 쪽이든 국방위의 부상은 곧 군부 강경파 중심의 대남 전략이 득세하고 있음을 뜻한다.

이번 북한의 비밀접촉 공개가 지난주 북-중 정상회담 며칠 뒤에 나왔다는 점도 주목된다. 북한이 우호적인 북-중 관계를 재확인하면서 자신감을 갖고 이번 결정을 하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베이징의 한 국제문제 전문가는 “중국의 지원을 확약받은 김 위원장이 이명박 정부와는 대화하지 않고 1년 반을 기다릴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중국이 지원에는 인색하면서 남북대화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북한이 ‘시위’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어떤 경우든 한반도 안정과 6자회담을 목표로 움직여온 중국에는 곤혹스러운 상황으로 보인다. 훙레이 외교부 대변인은 2일 “남북 쌍방이 화해와 협조를 하면서 관계를 개선하고 대화를 통해 관심사를 타당하게 해결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의 큰 틀을 지켜가길 희망한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북한이 향후 어떻게 움직일지는 불분명하다. 당분간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과 북-미 대화 호응 여부를 지켜보며 추가적인 사태 악화 행위는 자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지만, “미국이 계속 ‘남북회담 먼저’를 내세우며 움직이지 않을 경우 올가을쯤 ‘도발’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 있다”(남성욱 소장)는 분석도 있다.

손원제 기자,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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