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비밀접촉 성토
야당 “큰소리치면서 부적절 거래 하나”
야당 “큰소리치면서 부적절 거래 하나”
황우여 원내대표 등 한나라당 원내지도부는 북한의 ‘돈봉투 정상회담 구걸’ 주장에 대해 2일 “사실관계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그러나 당 안에선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퍼주기’로 규정하며 차별화를 공언했던 이명박 정부가 비밀접촉은 물론 천안함, 연평도 사건에 대해 봉합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자초한 데 따른 당혹감을 드러냈다.
남북문제에 정통한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사실관계도 중요하지만 지난 정권의 남북 밀실협상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이 큰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도 그런 일을 벌였고, 북한에 이런 폭로의 빌미를 줬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그동안 내세운 기치에도 맞지 않고, 대북 문제에 대해 너무 무능하고 아마추어적”이라고 비판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한 것을 잘했다고 해야 한다. 그렇게라도 해서 남북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며 “그러나 신뢰가 무너진 이명박 정부가 겉으로는 큰소리를 치면서 뒤로는 돈봉투까지 주면서 부적절한 거래를 시도한 것은 분명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은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남북 실무자들이 지난해 12월 초와 올 3월에 동남아 지역에서 비공개로 만났다는 사실을 믿을 만한 소식통으로부터 들었다”며 “이번에 베이징에서 만난 것은 이 두 차례 접촉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북한은 접촉 당시 ‘천안함과 연평도 문제에 대해 북한이 사과했다고 남측이 해석하고 주장할 여지가 있는 그런 정도의 표현을 고려해보겠다’는 말까지 했다고 한다”며 “북한이 이처럼 다소나마 진전된 태도를 보인 것이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베를린선언이라는 장밋빛 선언을 한 배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승근 이지은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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