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선박타고 강화쪽으로 망명
합동심문조, 동기·경로 조사나서
합동심문조, 동기·경로 조사나서
지난 주말 북한 주민 9명이 서해 해상을 통해 남쪽으로 넘어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정부 한 관계자는 “북한 주민 9명이 지난 11일 오전 6시5분께 소형 선박을 이용해 서해 우도 인근 해상을 통해 남으로 넘어왔다”며 “이들이 망명 의사를 표시해 관계기관의 조사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서북 5개 도서 가운데 가장 규모가 작은 섬인 우도는 연평도와 강화도 사이에 있으며, 행정구역상 인천광역시 강화군 서도면에 속한다.
남으로 넘어온 북한 주민 9명은 황해도 내륙지역에 거주하던 형제의 일가족이며, 남자 성인 3명과 여자 성인 2명, 남녀 어린이가 각각 2명씩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정보원과 경찰, 기무사 등으로 구성된 합동심문조가 이들을 상대로 망명 동기와 경로 등을 조사중이다. 군 관계자는 “이들 주민들이 손을 흔들며 망명 의사를 표시해 경계 부대에서 선박을 육지에 대도록 했다”고 밝혔다.
북한 주민이 해상을 통해 남쪽으로 넘어오기는 지난 2월5일 이후 4개월여 만이다. 당시 북한 주민 31명이 남쪽으로 넘어왔으나 4명만 남쪽에 남겠다는 뜻을 밝혀 27명은 3월 말 북으로 송환됐다. 당시 북한은 남쪽에 남겠다고 한 4명의 추가 송환을 요구하며 강력히 반발한 바 있어, 이번 북한 주민들의 집단 망명도 단기적으로는 남북관계를 더욱 경색되게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또 북한의 식량난이 악화하는 시점에서 발생한 집단 탈북인 만큼, 북의 경제적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거나 주민통제 시스템에 균열이 가고 있다는 방증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순혁 기자, 연합뉴스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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