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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선조치 후보고’ 군 지침이 오인사격 불렀나

등록 2011-06-20 20:14수정 2011-06-20 21:45

민항기 총격 남는 의문들
합참 “초병, 어두운밤 착시”…‘왜 한대만 오인?’ 해명 안돼
국방부 대북 강경지침 논란‘…황당 해프닝’ 방지책도 미비
해병대의 민항기 총격 사건과 관련해 군 당국이 사건 발생 3일 만에 공식 브리핑을 통해 사과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의문점이 여전하고, 당국이 밝힌 재발방지 대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합참은 20일 브리핑을 통해 “초병의 오인에 따른 경고사격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해당 초병의 근무 시간은 17일 새벽 2시30분~4시34분까지로 그 시간 동안 4대의 항공기가 같은 항로를 지나갔는데, 초병은 자신이 사격한 한대의 항공기만을 식별했다고 진술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어떻게 유독 한대의 비행기만 적기로 오인하고 사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합참 관계자는 “어두운 밤에 밝은 별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으면 그 별이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지는 착시현상이 누구에게나 발생한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초병의 판단을 유추해보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누구나 일으킬 수 있는 착각’이라는 해명은 더 큰 의문으로 이어진다. 착각한 사례가 이번 한번이 아닐 것이란 얘기인데, 초병의 착각이 실제 사격으로 이어지기는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선 조치 후 보고’를 강조하는 등 국방부의 강경한 지침이 (일선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합참은 “즉답을 드리지 않겠다”며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결국 군 당국의 설명대로라면 초병이 착각을 일으키더라도 쉽사리 총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핵심이지만, 합참이 내놓은 대책은 “항공기 식별과 대응절차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이라는 의례적인 답변에 그쳤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사건 보고 시점인 새벽 4시4분부터 10분 넘도록 해당 초병들과 연락이 닿지 않아 4시20분에야 민항기인 사실을 알린 것으로 밝혀져, 최전방 초소들의 긴급 연락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군 당국이 애초 이 사건을 비공개한 것은 문제 아니었느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대해 합참의 한 관계자는 “13㎞나 떨어진 민항기를 보고 경고사격을 한 것은 초병의 황당한 해프닝일 뿐이다. 사건 처리 과정을 보면 초병의 착각을 빼고 누구도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보도가 계속될수록 해당 초병에게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보도를 자제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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