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과 양해각서
첫 서방기자 상주 가능성
첫 서방기자 상주 가능성
미국 <에이피>(AP) 통신이 서방 언론으로는 처음으로 북한 평양에 취재·사진 종합 지국을 개설한다. 북한의 <에이피> 통신 평양종합지국 개설 허가가 세계를 향한 본격적인 ‘문호 개방’으로 이어질까?
<에이피> 통신은 29일(현지시각) 뉴욕에서 북한 <조선중앙통신> 사장과 평양종합지국 개설 등을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25일 뉴욕에 도착한 김병호 <조선중앙통신> 사장 등 북한 대표단 일행이 <에이피> 통신 뉴욕 본사를 직접 방문해 토머스 컬리 사장과 회담한 뒤 나왔다.
이번 양해각서에서 <에이피> 통신은 <조선중앙통신>의 영상을 독점적으로 국제사회에 배급하기로 했으며, <조선중앙통신>은 <에이피> 통신의 북한 내 취재망을 보장·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에이피> 통신은 취재·사진 기자의 북한 상주 근거를 갖게 됐다.
컬리 사장은 “역사적인 일”이라며 “세계 독자에게 (북한) 취재 결과를 공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병호 사장도 “이번 계약이 두 통신사의 관계 강화뿐 아니라 두 나라 국민의 이해 증진과 북-미 관계 개선에도 이바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이피> 통신은 최근 몇년 동안 북한 쪽과 평양지국 개설 등과 관련한 협상을 벌여왔으며, 특히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3월 컬리 사장과 캐슬린 캐럴 편집국장, 존 대니체스키 국제부문 편집장 등 3명을 평양에 초청하면서 지국 개설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에이피> 통신의 영상부문 계열사인 <에이피티엔>(APTN)이 2006년 5월 서방 언론으론 처음으로 평양에 사무소를 열었지만 뉴욕 본사에서 파견한 상주 직원은 두지 않은 채 홍콩 지사의 프로듀서가 수시로 평양을 방문해 취재를 하는 방식이다.
현재 본사 기자를 상주시키며 평양지국을 운용하고 있는 언론사는 북한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대변하는 재일 총련기관지 <조선신보>를 제외하면, 중국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통신뿐이다. 일본 <교도통신>도 평양지국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지만 상주 기자를 두고 있지는 않다.
<에이피> 통신의 평양 종합지국 개설을 통해 북한이 서방사회에 얼마나 자신들을 공개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캐럴 편집국장은 이에 대해 “에이피는 평양에서도 세계 다른 지역의 지국에서 하는 것처럼 그 나라와 국민들에 대해 취재하고, 기사를 쓸 것”이라며 “검열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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