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방·북한

잠자던 부대원들에 총격…군, 가혹행위 여부 등 조사

등록 2011-07-04 20:55수정 2011-07-05 09:51

강화도 해안경계 부대 ‘참극’ 전말
상병이 소총 쏜뒤에 수류탄 터뜨려 자살 기도
신참 이병이 몸싸움끝 밀쳐내 더큰 피해 줄여
장성 구속·민항기 사격 이어 또…해병대 발칵
해병대 소속 강화도 해안경계 부대에서 병사가 동료를 향해 총기를 난사해 장병 4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당했다. 가해자는 수류탄으로 자살을 시도한 뒤 부상을 입었으며, 난동을 부리며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동료 난사 뒤 자살 시도 해병대는 4일 “오전 11시50분께 강화도 남쪽 해안에서 경계작전을 수행하던 해병2사단 소속 부대에서 총기 사고가 일어나 부사관 등 4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해병대 조사 결과 김아무개(19) 상병은 생활관(내무반)에서 야간 근무 뒤 취침중이던 동료 부대원들에게 K-2 소총을 난사했으며, 이 과정에서 권혁(20) 이병이 김 상병의 총기를 부여잡고 몸싸움을 벌인 끝에 김 상병을 문밖으로 밀쳐내고 안에서 문을 잠가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김 상병은 곧이어 옆 창고로 이동해 수류탄을 터뜨려 자살을 기도했다.

취침 중 김 상병의 총격을 받은 장병 가운데 3명은 현장에서 사망했고, 1명은 인근 병원을 거쳐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김 상병과 몸싸움을 벌인 권 이병은 다리에 총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김 상병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며 의식도 있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상병은 당일 근무자가 아니며, 취침 시간인 오전 10시께 주간 근무자 교대 때 상황실 총기보관함(총가)에서 총기와 탄약을 절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군 당국은 밝혔다.


해병대 총기난사 4명 사망   해병대 해안초소 총기난사 사고로 장병 4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4일 오후 인천 강화군 길상면 해병대 2사단 해안 소초에서 구급차가 대기하는 사이로 장교와 헌병수사대원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  강화/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해병대 총기난사 4명 사망 해병대 해안초소 총기난사 사고로 장병 4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4일 오후 인천 강화군 길상면 해병대 2사단 해안 소초에서 구급차가 대기하는 사이로 장교와 헌병수사대원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 강화/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 후임병에게까지 왜? 지원병들로만 꾸려진데다 ‘귀신 잡는 해병’으로 불릴 만큼 군인정신이 투철한 것으로 알려진 해병대에서 총기난사로 군 안팎의 충격이 크지만, 사건의 원인 규명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상병은 부상으로 병원 이송 중에도 심하게 난동을 부려 진정제를 투여했을 정도이며, 조사 과정에서도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조사단은 일단 선임병에 의한 가혹행위 등을 조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일반적인 총기난사 사고와는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다. 취침중인 동료를 향해 총기를 난사한데다 후임병에게도 예외를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상병은 대학에 다니다가 지난해 7월 입대했으며, 제대까지는 9개월을 남겨둔 상황이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김 상병의 평소 군 생활은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사고 직후 해병대는 유낙준 사령관을 위원장으로 사고대책위를 꾸렸으며, 헌병과 감찰 요원을 중심으로 한 사고조사반과 해군본부 소속 감식반이 현장에 투입했다. 사고조사반은 부대원 전원을 상대로 평소 부대 운영과 분위기, 김 상병의 평소 모습과 범행 동기 등을 조사했다.


■ 해병대 잇단 사고 사고가 난 부대는 인천시 강화군 길상면 선두4리에 있는 소초(적은 인원으로 구성돼 도로나 해안 등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을 경계하는 부대)로, 해병2사단 8연대 1대대 1중대 소속이다. 부대원은 소대장을 포함해 30명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병대는 현장에서 즉사한 3명의 주검을 가족 등의 참관을 거쳐 경기도 분당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겼다. 이에 앞서 이송 중 사망자와 권 이병도 인근 병원을 거쳐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졌다. 해병대는 사망자 4명의 합동 빈소를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할 예정으로, 유족들과 장례절차와 조문 방안 등을 논의중이다.

총기를 난사한 김 상병은 김포 우리병원에서 응급처치 뒤 국군수도병원을 경유해 국군대전병원으로 후송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피해자와 가해자를 같은 곳에 둘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김 상병은 대전병원에서도 별도 격리하여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부사령관과 해병2사단장 등 고위 장성의 구속과 민항기 오인 사격에 이어 총기난사 사고까지 이어지자, 해병대는 말 그대로 발칵 뒤집힌 상태다. 일각에서는 유낙준 사령관이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군부대 총기난사 사건은 2005년 6월19일 경기도 연천군 최전방 지피(GP) 내무반에서 김동민(당시 22) 일병이 수류탄 1발을 던지고 K-1 소총 44발을 난사해 8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이후 6년여 만이다. 2008년 11월에는 강원도 철원 지피에서 수류탄이 폭발해 5명이 다치기도 했다.

◇사망자=이승훈(26) 하사, 이승렬(21)·박치현(21) 상병, 권승혁(21) 일병.

◇부상자=김아무개(19) 상병, 권혁(20) 이병.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경찰 “KBS, 귀대기로는 녹취 불가능”
‘나가수’ 비엠케이 뜻밖의 탈락
동거녀에 정자만 주고 사실혼 정리? 법원 “그래도 아버지…양육비 줘야”
이스라엘 ‘더러운 술책’ 먹혔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꺼지면…서바이벌은 다시 시작된다
“세계의 경찰” 자화자찬…알고보니 황당 설문
숫자로 보는 ‘국내영화 상반기엔 무슨 일이…’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평화를 위해 당당한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