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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유족들 “군, 숨진 병사들 가해자로 만들어” 분통

등록 2011-07-05 20:45수정 2011-07-05 22:32

해병대 총기 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이 5일 낮 주검이 안치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해병대 헌병 수사과장의 중간 수사 결과를 듣던 중 강한 어조로 의문점을 질문하고 있다.  성남/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해병대 총기 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이 5일 낮 주검이 안치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해병대 헌병 수사과장의 중간 수사 결과를 듣던 중 강한 어조로 의문점을 질문하고 있다. 성남/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피해 사병 순서 ‘오락가락’ 수사발표에도 분노
김관진 장관 “부대관리 문제있었다” 착잡
동료 해병의 총격으로 희생된 병사들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에선 유족들의 분노와 탄식이 종일 이어졌다. 숨진 병사 4명 가운데 3명이 외아들인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유족들은 “군이 제대로 조사도 하지 않은 채 숨진 병사들을 욕되게 하고 있다”며 명예회복과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이승훈(26) 하사와 이승렬(21)·박치현(21) 상병, 권승혁(21) 일병 등 4명의 유족들은 5일 오전 중간 수사 결과를 전해들은 뒤 “사고 직후 설명한 당시 상황과 중간 수사 발표가 시간대와 총기 발사 상황 등이 크게 다르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 상병 유족들은 “강화도 현지에서는 승렬이가 가장 나중에 총에 맞은 걸로 발표됐는데, 오늘 발표에서는 가장 먼저 총을 맞은 것으로 바뀌었다”며 오락가락하는 군 수사를 비난했다.

한 유족은 “사고 전날 동생이 전화로 ‘고참에게 매일 시달리고 있다. 너무나 힘들고 괴롭다’고 호소했는데, 국방부 발표에서는 ○○이가 마치 고참을 괴롭힌 가해자처럼 바뀌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유족들은 “모두가 신뢰할 만한 수사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반발하면서도, 고인들이 마지막 길이라도 편하게 가도록 하자며 일단 6일 오전 8시 장례식을 치르기로 잠정 결정하고 이날 오후 3시께부터 조문을 받았다. 유족들은 오후 4시30분께 합동분향소를 찾은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게 “자식들이 명예롭게 떠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울먹이며 호소했다. 김 장관은 기자들에게 “부대 관리에 여러 문제가 있었다”며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유족들의 오열 속에 숨진 병사들의 안타까운 사연도 잇따라 알려졌다. 권 일병을 제외한 병사들이 모두 외아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박 상병의 아버지 박근희씨는 “택시기사 수입으로는 대학 등록금 대주기가 버거워 아들이 학비를 어렵게 벌거나 대출받았다”며 “해병대 정신을 배워 사회생활을 하길 바랐는데 이런 참변을 당할 줄 몰랐다”며 침통해했다. 이 상병은 태권도학과에 진학하기를 원했지만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 보탬을 주려고 돈벌이가 더 나을 것으로 여긴 경호학과를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상병의 유족은 “나중에 취직하는 데도 해병대가 도움이 될 것 같아 지원했는데 사고를 당했다”며 울먹였다. 권 일병의 아버지 권형구(62)씨는 “조선소에 취업하려고 조선공학과에 다녔는데 물거품이 됐다”며 “군 생활을 잘해서 9일부터 2박3일 포상휴가를 나온다고 했는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 하사의 어머니는 이날 충격으로 탈진해 분향소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

국방부는 지난 4일 밤늦게 희생자들에게 1계급을 추서했다. 이날 분향소에는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 군 관계자들과 일반인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성남/박현정 이충신 김기성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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