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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별은 파벌싸움, 사병은 구타·왕따 ‘기강해이’

등록 2011-07-05 22:36

해병대 잇단 사고 왜?
장성들 승진위해 줄서기…뇌물·무고 혐의 구속까지
사병들 과도한 군기잡기…총기관리 허술도 드러나
 ‘수뇌부는 인사비리와 음해, 일선에서는 기강 해이와 사건사고.’

 ‘군대 중의 군대’ 해병대가 연이은 사건 사고로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 특히 수뇌부를 이루는 장성급부터 일선 사병까지, 인사비리 의혹과 성추행, 자살, 총기난사 등 범위와 종류가 다양한 사건사고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뭔가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해병대가 사람들 입길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계기는 지난 3월 인기 탤런트 현빈의 해병대 입대였다. 당시 해병대사령부는 현빈을 사령부 직속 홍보병으로 배치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구설을 자초했다. 결국 누리꾼들의 연이은 비판에 김관진 국방장관까지 나서 일반 전투병 복무로 일단락됐다.

 지난 5월엔 해병6여단 소속 김아무개 대위가 부하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고 같은 부대 부사관 4명이 가혹행위 혐의로 보직 해임되는 일이 일어났다. 곧이어 취임한 지 한 달도 안 된 해병2사단장이 무고 등 혐의로 군검찰에 구속됐다. 유낙준 해병대사령관과 관련한 음해성 첩보를 군 수사기관과 대구지검 포항지청에 제보하도록 한 혐의였다. 이 사건 여파로 유 사령관의 경쟁자였던 홍아무개 전 해병대 부사령관도 뇌물 등의 혐의로 지난달 말 군검찰에 구속됐다.

 뒤이어 지난달 15일 해병6여단 소속 이아무개 상병이 케이(K)-2 소총 실탄으로 머리에 관통상을 당해 숨졌고, 이틀 뒤에는 인천 교동도에서 해병2사단 소속 초병들이 민항기를 미확인 비행물체로 착각해 실탄과 예광탄 수십발을 발사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은 별개의 사안들처럼 보이지만, 사실 해병대만의 독특한 문화와 관련이 깊다는 지적이다.

 우선 ‘별들의 구속’을 불러온 무고와 음해는, 해병대 수뇌부의 고질인 인사 문제와 관련이 깊다. 한 군 관계자는 “해병대는 다른 군에 비해 규모가 작아 보직을 놓고 경쟁도 심하고, 이 때문에 금품과 관련한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유낙준 사령관 취임 뒤에도 ‘유 사령관을 모신 대대장(중령) 6명은 모두 승진했지만 경쟁자였던 홍 전 부사령관 쪽은 전원 물을 먹었다’, ‘아무개 대령이 수뇌부 인사 부인에게 수천만원을 전달했다가 승진에 떨어진 뒤 되돌려 받았다’는 등의 소문이 파다했다.

 사병들의 문제는 전투력을 최고로 중시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군대 문화가 형성됐고, 이에 따른 부작용과 관련이 깊다. 엄격한 상명하복 문화를 믿고 성추행과 가혹행위가 끊이지 않는다. 또 군인다움을 생명처럼 여기는 가운데 이에 뒤처지거나 부적응하는 이들은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기수열외가 대표적인데, 지난해 국가인권위 지적 뒤로도 문제가 전혀 시정되지 않았음이 이번 사고로 증명됐다.


 여기에 이번 사고로 총기관리 허술과 사병의 무단 음주까지 확인돼 엄격한 규율 뒤엔 해이해질 대로 해이해진 군 기강이 있음이 확인됐다. 국방부는 이번 사고 뒤 “올바른 해병대 전통과 문화를 재정립하고, 상하간 신뢰 구축을 통해 전투형 부대로 다시 태어나도록 노력을 경주하겠다”며 “관심 병사 관리 및 복무 부적합자 처리를 강화하는 등 병영문화 혁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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