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담 시인…희생장병 4명 영결식
강화도 해병대 총격사건을 일으킨 김아무개(19) 상병은 같은 부대 소속 정아무개(20) 이병과 공모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새벽 긴급체포된 정 이병은 이를 부인하다가 계속된 추궁에 범행에 가담했음을 시인했다.
국방부 조사본부 김영수 수사2과장(해군 중령)은 이날 “사고자인 김 상병과 사전에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정 이병을 새벽 1시께 긴급체포해 헌병대에 구금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김 상병이 군 당국 조사에서 ‘케이-2 소총에 실탄을 장전할 때 정 이병에게 수류탄을 건네주며 생활관 옆 고가초소를 폭파하도록 지시했다’고 진술했다”며 “정 이병은 처음엔 ‘공중전화 부스 옆에 있었다’며 이를 부인하다가 결국엔 혐의를 시인했다”고 말했다. 김 상병한테서 수류탄을 건네받아 고가초소 근처에 대기하고 있었으나, 막상 실제 총격 소리가 나자 겁을 먹고 터뜨리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정 이병은, 동료에게 총격을 가한 뒤 권혁(19) 이병에게 밀려 제2생활관 복도로 나온 김 상병을 보고 수류탄을 건넸으며, 김 상병은 이 수류탄을 가지고 창고로 이동해 자살을 시도했다. 정 이병은 가장 먼저 총격을 당하고 숨진 이승렬 상병을 안은 채 복도에 앉아 있다가 다른 해병대원들에게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정 이병의 공모 혐의와 관련해 “김 상병이 총기를 탈취한 오전 10시~10시20분께를 전후한 시점부터 실제 총격을 가한 11시40분 사이 김 상병과 정 이병이 함께 움직였다는 정황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총기참사의 희생자인 이승훈(26) 중사, 이승렬(21)·박치현(21) 병장, 권승혁(21) 상병 등 4명의 합동영결식이 이날 오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서 해병대장으로 엄수됐다. 유낙준 해병대사령관은 조사에서 “이런 상황이 발생하기까지 해병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불찰을 고개 숙여 사죄한다”고 말했다. 영결식에는 김관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해병대 2사단 장병과 해병전우회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병사들의 유해는 오후 4시30분께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이순혁 기자, 성남/김기성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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