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7개월만에 북-미회담
한국, 뉴욕에 조현동 급파
한국, 뉴욕에 조현동 급파
1년7개월여 동안 중단됐던 북한과 미국의 고위급 대화가 2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다시 시작됐다.
북한의 핵협상을 총괄하는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대표단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에서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이틀간의 북-미 회담에 들어갔다. 김 부상의 미국 방문은 2007년 이후 4년4개월 만이다.
김 부상은 회담장으로 향하기에 앞서 숙소인 밀레니엄호텔을 나서면서 회담 전망을 묻는 기자들에게 “(이번 회담에서) 우리 지역 정세 문제와 관심사에 대해 폭넓게 의견 교환을 하려 한다. 의견을 교환한 다음, 노력한 다음 말해야지, 지금 말하는 것은 이르다”고 말했다. ‘회담이 잘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되길 바란다”면서도 “바람과 진짜는 어떻게 될지 두고 봐야 한다”고 했다. 또 ‘회담 준비를 많이 했느냐’는 물음에는 “준비하긴…. 다 한 건데 뭘 또 한다고 그러겠어”라고 말해, 적지 않은 준비 과정을 거쳤음을 내비쳤다.
김 부상에 앞서 오전 8시30분께 회담장으로 들어선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이번 북-미 대화의 전망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노 코멘트”라고 짤막하게 말했다.
29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는 이번 회담에 북한 쪽은 김 부상을 수석대표로 리근 미국국장, 최선희 부국장 등이 참석했다. 미국 쪽은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수석대표로 나섰으며,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자 등 정부 합동팀으로 대표단을 꾸렸다.
회담장인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와 북한 대표단 숙소인 밀레니엄호텔은 건물이 붙어 있었지만, 김 부상 일행은 자동차로 이동했다. 차에서 내린 김 부상과 최선희 부국장 등이 회담장 입구로 들어서자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마중을 나와 건물 바깥에서 김 부상과 악수를 하며 북한 대표단을 맞았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은 6자회담을 통한 비핵화 협상 재개 방안과 북-미 관계 정상화 문제 등 모든 의제를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서로의 주장과 요구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북-미 대화와 관련한 한-미 협의를 위해 6자회담 한국 쪽 차석대표인 조현동 외교통상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을 28일 뉴욕으로 급파했다.
김 부상은 북-미 회담이 끝난 뒤인 새달 1일에는 전미외교정책협의회 등 민간기관들이 주최하는 한반도 전문가 모임에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회담 전날인 27일 북한과 미국은 은근한 신경전을 벌였다. 신선호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이날 유엔 총회장에서 열린 군축 토론회에서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은 미국이 핵 확산에 관해 다른 국가에 뭐라고 말할 도덕적 정당성을 갖고 있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며 미국을 비난했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부대변인도 북-미 회담에 대해 “대화를 위한 대화는 준비돼 있지 않다.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조처들을 취하는 것을 보고 싶다”며 북한을 압박했다. 뉴욕/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한편 회담 전날인 27일 북한과 미국은 은근한 신경전을 벌였다. 신선호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이날 유엔 총회장에서 열린 군축 토론회에서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은 미국이 핵 확산에 관해 다른 국가에 뭐라고 말할 도덕적 정당성을 갖고 있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며 미국을 비난했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부대변인도 북-미 회담에 대해 “대화를 위한 대화는 준비돼 있지 않다.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조처들을 취하는 것을 보고 싶다”며 북한을 압박했다. 뉴욕/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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