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7개월만의 ‘고위급 회담’ 종료
미 “6자 재개전 비핵화 조처”
북 “6자 재개뒤 비핵화 논의”
입장 반복, 합의는 못했지만
양쪽 모두 “건설적” 평가
미 “6자 재개전 비핵화 조처”
북 “6자 재개뒤 비핵화 논의”
입장 반복, 합의는 못했지만
양쪽 모두 “건설적” 평가
1년7개월여만에 미국 뉴욕에서 다시 열린 북한과 미국간의 이틀에 걸친 고위급 대화가 29일(현지시각) 마무리됐다. 이번 회담에서 별도의 공동성명은 나오지 않았지만, 양쪽은 모두 회담이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 다음 회담을 위해 협의를 계속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단, 이번 회담에서 양쪽은 북한의 비핵화와 6자회담 재개 방안 및 순서에 대해 각자의 이전 입장을 반복해 당장 합의점을 찾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6자회담 재개 이전에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일 수 있는 구체적인 조처를, 북한은 조건없이 6자회담을 먼저 재개한 뒤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자고 주장하며 맞선 것으로 전해진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고위급 대화를 마친 뒤 회담장인 뉴욕 유엔주재 미국대표부 앞에서 기자들에게 “북한이 6자회담 재개를 지지한다는 점을 행동으로 보여준다면 대화재개, 미국과의 관계개선, 더 큰 틀의 지역안정을 향한 길이 열려있다는 점을 북쪽에 강조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뒷부분의 ‘대화재개, 북-미 관계 개선’ 등이 북한의 대미 요구사항이라면, 행동으로 보여달라는 것은 미국의 대북 요구사항이다. 이는 각자의 얘기를 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정부 고위당국자도 31일 “서로 합의나 진전이 이뤄진 것 같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6자회담으로 가기까지는 아직도 상당한 거리가 남아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만남’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의미를 지녔다고 할 수 있다. 그간 꽉 막혔던 북-미간 의사소통이 시작돼, 향후 대화국면을 이어나갈 수 있는 최소한의 동력은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또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이전의 ‘전략적 인내’에서 ‘제한적 관여’로 전환됨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전반적인 회담 분위기도 썩 나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서로가 긍정적이고 유익했다고 평가하는 등 대화 분위기는 좋았던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했다.
특히, 양쪽이 다음 대화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혀, 이번 북-미 대화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임을 시사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북한 쪽 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도 29일 회담장을 나서면서 “회담은 매우 건설적이고 실무적이었다”며 “앞으로 계속 연계해 나가겠다”고 말해 후속 대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미국이 북핵 문제 해결이나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 ‘속도전’을 펼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보즈워스 대표는 “대화 재개를 위한 다음 단계를 결정하기 전에 한국을 비롯한 다른 6자회담 파트너 국가들과 긴밀하게 협의할 것”이라며 주변국과 협력체제를 강조했다. 이는 북-미 회담에 대해 불편함을 숨기지 않는 이명박 정부를 배려한 측면도 있다.
한편, 둘째날 회담에서는 전날과 달리 미국 쪽에서 로버트 킹 대북인권특사도 참여해 북한 인권문제와 식량지원 문제도 대화 의제로 다루는 등 양쪽은 비핵화 문제는 물론 북-미 관계 정상화 등 북미현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대표단은 공식 회담이 종료됐지만 주말에도 계속 뉴욕에 머물며 8월1일 열리는 외교정책협의회 주최 한반도 전문가 토론회에 참석한 뒤 북한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뉴욕/권태호 특파원, 손원제 기자 ho@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공익형 노인일자리에 억대 재산가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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