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정상 ‘남·북·러 가스관’ 검토 합의

김정일-메드베데프 만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4일 러시아 울란우데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남-북-러 가스관 연결 사업을 지지하고, 이를 검토하기 위한 남-북-러 3자 위원회 발족에 합의했다고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밝혔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회담 뒤 기자들에게 “가스 협력 분야에서 성과가 있었다. 특히 북한을 거쳐 남한으로 가스를 공급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발족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특별위원회에 대해 “북한을 거쳐 남한으로 이어지는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를 검토하기 위한 3자 위원회”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3자는 남-북-러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북한은 이 프로젝트에 관심을 두고 있고 이를 위해 약 1100㎞의 가스관을 건설할 계획이며, 이 가스관을 통해 매년 100억㎥의 천연가스를 수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회담에서 6자회담과 관련해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에 복귀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나탈리야 티마코바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이 밝혔다. 티마코바 대변인은 “그러면 6자회담 과정에서 북한이 핵물질 생산 및 핵실험을 잠정 중단(모라토리엄)할 준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6자회담을 먼저 열어야 한다는 북한의 기존 방침에서 진전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손원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