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거리 1500㎞ 단축
중 고위급 ‘영접’ 관측도
중 고위급 ‘영접’ 관측도
러시아 울란우데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24일(현지시각) 정상회담을 마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거쳐 귀국길에 올랐다.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는 25일 오후 6시께 러시아-중국 국경을 넘어 중국 쪽 국경도시인 네이멍구자치구 만저우리로 진입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열차는 오후 6시14분 만저우리역에 정차했다가 20분 만인 6시34분 출발했다. 플랫폼에 중국 쪽 인사 수십명이 대기하다가 김 위원장을 영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월 방중에 이어 3개월 만에 다시 중국을 찾은 셈이다.
만저우리를 통해 중국 만주횡단철도(TMR)로 진입한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는 900여㎞ 떨어진 헤이룽장성 하얼빈 쪽으로 향했다. 김 위원장은 하얼빈에서 동서로 갈라진 노선 중 하나를 택해 신의주 또는 남양 방향으로 귀국할 것으로 보이지만, 도중에 하얼빈, 창춘 등을 들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 위원장이 러시아로 갈 때 이용했던 시베리아횡단철도 대신 중국 경유 노선을 선택한 것은 이동 거리를 1500㎞ 이상 단축하기 위한 ‘단순 경유’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건강이 상당히 회복된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건강 문제가 있는 김 위원장의 피로를 줄이기 위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중국 고위급 인사가 의전 차원에서 김 위원장을 ‘영접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특별열차가 정차하지 않고 중국을 경유만 할 수도 있지만, 중국이 공산당 상무위원급이나 대외연락부 고위 간부 등을 보내 김 위원장을 만나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북·중·러 3국간 긴밀한 협력 체제가 가동되고 있음을 강조해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북한이 쉽게 고립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 다만 김 위원장과 중국 지도부가 북-러 정상회담 결과 등을 놓고 회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북-러 정상회담 다음날인 25일 보도를 통해, 양국이 북핵 6자회담의 무조건적인 재개와 경제협력 확대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이 6자회담 진행 과정에서 핵물질 생산 및 실험 잠정 중단을 시행할 준비를 갖출 것”이라는 러시아의 발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박병수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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