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러 이어 석달만에 방중…후춘화 네이멍구 당서기 등 영접 나서
러시아에 이어 중국을 방문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방중 이틀째인 26일 중국 동북의 공업 도시들을 방문해 산업시설을 둘러봤다. 중국 6세대 지도부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후춘화 네이멍구 당서기와 왕자루이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등이 김 위원장을 맞았다. 후춘화 서기는 중국의 차차기 지도자 후보로 꼽히며, ‘리틀 후진타오’로 불릴 정도로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신임을 받고 있다.
전날 북-중 국경도시 만저우리를 통해 중국에 들어온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는 26일 오전 9시께 중국 동북 헤이룽장성 치치하얼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 일행은 군사·항공·자동차·에너지 분야 등의 기계를 생산하는 제2공작기계공장 등을 시찰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이어 치치하얼 영빈관에서 오찬을 마친 김 위원장은 오후엔 이곳에서 1시간쯤 떨어진 중국 최대의 육상 유전 지대이자 석유화학공업이 발달한 다칭을 방문했다. 치치하얼과 다칭은 ‘하다치(하얼빈-다칭-치치하얼) 공업벨트’로 불리는 중국 동북의 전통적 중화학 공업지대이지만, 상대적으로 노후화된 산업기지에 속한다. 아침부터 두 도시의 경계가 강화됐고, 현지 네티즌들은 치치하얼역을 빠져나가는 김 위원장 일행의 차량행렬을 찍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실시간으로 올리며 소식을 전했다.
북한과 중국 관영언론은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보도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25일 김 위원장이 중국에 도착한 직후 “김 위원장이 중국 동북지방을 경유 겸 순방할 것”이라고 공식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중국의 왕자루이 대외연락부장, 성광주 철도부장, 후춘화 네이멍구 당서기 등이 전날 오후 중국 만저우리역에서 김 위원장을 영접했다며 방중 첫날 일정과 수행원, 중국 쪽 의전을 상세하게 전했다. 김 위원장이 방중 일정을 끝내거나 마치기 직전에야 방중 사실 등을 공개해 온 그간의 보도 관행을 깬 변화다.
일부에선 김 위원장이 귀국길에 지린성 창춘 등에서 중국 지도부 인사와 만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지난 5월에 이어 3개월 만이며, 지난해 5월 이후 4번째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박병수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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