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 목선을 타고 일본 앞바다에서 표류하다 구조된 탈북자들이 4일 낮 일본 후쿠오카를 출발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선글라스와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입국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영종도/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백남운, 최고인민회의 의장)
지난달 13일 목선을 타고 탈북했다가 일본으로 표류했던 북한 주민 9명이 4일 낮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들은 선글라스와 마스크,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입국장을 빠져나와 공항 귀빈주차장에 대기하고 있던 소형 버스에 올랐다. 일행 중 2명은 작은 체구로 미뤄 어린이로 추정됐다. 이들은 앞으로 경기도 시흥의 정부 합동신문센터에서 조사를 받게 된다. 이들은 일본 이시카와현 앞바다에서 일본 어선에 구조돼 그동안 나가사키의 입국관리센터에 머물렀다. 이들은 일본 정부 조사 과정에서 자신들 모두 북한에서 군부대의 하청을 받아 고기잡이를 하던 사람들과 가족이라고 신분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일행 중 남성 1명은 일본 조사에서 자신의 할아버지가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지낸 동암 백남운이고, 아버지는 노동당에서 한국인 납북 업무를 담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안다”며 “사실 여부는 앞으로 정부 합동신문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남운 전 의장은 일제 강점기 때 연희전문 교수로 재임하며 한국 경제사 연구의 기반을 닦은 인물이다. 1948년 4월 남북연석회의에 참가했다가 평양에 남아, 북한 초대 내각 교육상과 과학원 원장을 거쳐 1967~72년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지냈다.
4일 오전 북한 주민 2명이 승선한 2t급 목선 1척이 강원도 제진 동북방 인근 북방한계선(NLL) 이남에서 발견돼 관계기관이 탈북 여부와 경위 등을 조사중이라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선박에는 남성 2명이 승선하고 있었다”며 “해군이 육상 레이더로 이 선박을 포착한 뒤 엔엘엘 이남 4.5㎞ 해상에서 경비정을 동원해 예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