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린 데이비스 국제원자력기구(IAEA) 미국 대사
“핵문제 양보없다” 불변
북한과 대화는 늘수도
북한과 대화는 늘수도
미국 국무부는 오는 24~2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2차 북-미 대화를 개최한다고 19일(현지시각) 공식 발표했다.
마크 토너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렇게 밝힌 뒤, 스티븐 보즈워스 현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이번 대화를 끝으로 물러나며 글린 데이비스(사진) 국제원자력기구(IAEA) 미국 대사가 후임을 맡게 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제네바 북-미 대화에 함께 참석한다. 토너 부대변인은 또 주한 미대사로 가는 성 김 6자회담 특사의 후임은 클리퍼드 하트가 맡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보즈워스-성 김으로 대표되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채널은 데이비스-하트로 바뀌게 됐다.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교체와 관련해 토너 부대변인은 “인사 문제로 정책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도 보즈워스의 교체와 미국의 대북 정책 방향과는 무관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핵문제와 관련된 미국의 대북 정책은 오바마 수뇌부에서 결정되는 사항이어서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보즈워스 대표가 그동안 터프츠대 플레처 스쿨 학장직을 겸임한 ‘파트타임’이었던 데 반해 직업 외교관인 ‘풀타임’의 데이비스가 그 자리를 맡았다는 점은 앞으로 북-미 관계에서 더욱 빈번한 교류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짐작케 한다. 중동을 순방 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을 수행하고 있는 국무부 고위관계자도 19일 “데이비스가 6자회담 관련국들과 집중적이고 정기적으로 접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스 대표는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국무부에서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수석 부차관보로 일하기는 했지만, 주로 핵군축이나 핵 비확산 쪽에서 경력을 쌓았다.
미국의 대북 정책 라인 재정비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최근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과의 서면인터뷰에서 “조건없이 6자회담을 재개하자”고 강조하는 등 북한의 전방위적인 대화공세에 대한 대응 성격도 있어 보인다. 오바마 행정부의 한 고위 관료는 <뉴욕타임스>를 통해 “우리가 ‘개입’(engagement)하지 않는다면, 북한이 오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지난 3년간 유지해온 ‘전략적 인내’에서 ‘관리적 개입’(engagement) 정책으로 옮겨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미국은 장거리 미사일 및 핵실험 중단(모라토리엄)과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등 비핵화 사전조처와 관련된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고 있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둔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섣부른’ 양보가 공화당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어, 보폭이 제한된 측면이 있다. 따라서 앞으로 북-미간 대화는 계속 이어지겠지만, 6자회담 재개 시점을 전망하기는 쉽지 않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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