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 승진 인사서 사령관·참모장 자리보전
합참 차장 원태호·특전사령관 최익봉 임명
합참 차장 원태호·특전사령관 최익봉 임명
최근 국군기무사령부의 ‘민간인 사찰’ 문제가 큰 논란이 됐음에도, 군 정기인사에서 기무사 수뇌부가 전원 유임되거나 승진했다. ‘꼬리 자르기’ 수사로 부사관과 군무원 등 4명을 구속한 것과 대비된다.
국방부가 10일 발표한 중장급 이하 장군 승진 인사를 보면, 기무사의 배득식 사령관(육군 중장·육사 33기)과 이봉엽 참모장(육군 소장·육사 37기)이 유임됐고 대령 3명이 별을 달았다. 기무사에는 중장 1명, 소장 2명, 준장 7명이 편제돼 있어, 최고 수뇌부는 유임되고 준장만 절반가량이 교체된 셈이다.
이를 두고 군의 한 소식통은 “일선 요원들은 구속하더니 공작 실패에 책임이 있는 수뇌부는 모두 자리보전을 했다”며 “이번에 장군으로 승진한 ㄱ 대령은 (조선대 기광서 교수 사찰 사건이 불거진 뒤 열린) 대책회의 주요 멤버로, 증거인멸과 사건 은폐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군 관계자는 “민간인 사찰 사건도 사건이지만, 육사 1년 후배인 권오성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벌써 대장으로 승진했는데 배 사령관이 자리보전 하려는 모양새가 이상하다”며 “참모장도 통상 1년~1년6개월 근무하면 후배를 위해 용퇴하는 게 관례인데, 이봉엽 참모장이 내년 사령관 자리를 노리고 있어 이번에 눌러앉은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기무사에서 애초에는 조선대 기 교수 사찰 주무부서장까지 승진 대상에 포함했는데, 그나마 국방부에서 ‘이건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제동을 건 것으로 안다”며 “기무사가 국방부 직할 부대지만 장관도 정권 핵심 티케이(TK) 세력이 밀고 있는 사령관이나 참모장을 교체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부는 합참 차장에 원태호(58·해사32기) 해군 사관학교장을, 육군 특수전사령관에는 최익봉(55·육사 36기) 한미연합사 작전참모부차장을 임명했다. 해군참모차장과 공군참모차장에는 황기철(54·해사 32기) 해군 작전사령관과 이영만(55·공사 27기) 공군 작전사령관이 임명됐다. 이날 인사로 육·해·공군 소장 8명이 중장으로, 19명이 소장으로, 80명이 준장으로 진급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